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모의실험 2단계로 인터넷 연결이 끊긴 상황에서 CBDC를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연구한다.

24일 한국은행은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 1단계를 지난달 완료했고, 현재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다. 현금 이용이 줄고 경제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CBDC 구축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일부 신흥국은 CBDC를 실제 도입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반면 주요국들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CBDC 모의실험 용역사업을 시작했다. 사업기간은 10개월로, 1단계에서는 클라우드에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하고 디지털 화폐의 제조와 발행·유통 같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했다. 한국은행은 발권 시스템을 관장하고, 참가기관이 소액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한국은행과 참가기관·이용자로 구분해 한국은행이 CBDC 발권을, 참가기관이 소액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CBDC 사용에 쓰일 전자지갑을 각각 관리한다.

한국은행은 “1단계에서 CBDC 기본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2단계에서는 오프라인 결제 기능을 구현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기술을 적용하는 가능성도 검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BDC를 사용하는 이들이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같은 통신기능으로 거래가 가능하도록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CBDC의 활용은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를 낳을 우려가 크다. 종이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거래가 사라지면 현재의 은행점포폐쇄 같은 금융환경 변화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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