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미국 스타벅스에서 첫 노조 탄생이 임박했다. 스타벅스는 1971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1호점을 연 이래로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해 왔다.

12일 미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지난 9일 뉴욕주 버팔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노조결성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19표, 반대 8표로 가결됐다. 노동관계위는 사측의 이의제기를 청취한 뒤 이르면 16일 투표 결과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노조결성이 승인되면 서비스종업원국제노조(SEIU) 북미지부에 가입한 뒤 사측에 임금협상을 촉구할 계획이다.

버팔로 지역의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사측이 노동자들의 과로 문제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지난 8월 노조결성 운동을 시작했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코로나19 이후 모바일 앱을 활용한 주문이 폭주하면서 업무 과부하와 시간 압박에 시달렸다고 한다. 다니엘 그라프 노트르담대 교수는 AP통신에 “코로나19 팬데믹은 많은 노동자들에게 직장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지난 50년간 스타벅스는 회사와 직원이 노조를 통하지 않고 직접 대화할 때 매장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는 경영방침을 앞세워 노조설립에 반대해 왔다. 스타벅스 창립자 하워드 슐츠와 경영진은 노조결성을 막기 위해 버팔로를 찾았다. 이들은 직원들과 개별적인 만남을 갖고 반대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도 보냈다. 한 스타벅스 노동자는 사측이 신입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노조결성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버팔로 매장에서 노조가 결성되면 미 전역의 8천여개 스타벅스 직영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버팔로의 다른 매장 3곳과 애리조나주 메사의 한 매장 직원들도 노동관계위에 노조결성 찬반투표 신청서를 제출했다. 윌마 리브먼 전 노동관계위 의장은 “스타벅스에서 노조가 결성되면 향후 다른 기업에서도 노조설립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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