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올해 2분기 매출 5조1천811억원을 올려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그런데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가 9일 오후 온라인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증언대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강은미·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청년학생노동운동네트워크가 함께 주최했다.

윤수현 지회 고양센터분회 조합원은 “폭염기간 휴식과 관련한 고용노동부 지침에 물류센터가 포함됐지만 쿠팡은 폭염 때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 휴식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며 “노동부가 지정한 폭염특별대책기간이 끝나자 얼음물 지급을 즉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 원인으로 강도 높은 노동을 지목했는데 여전히 휴식시간은 충분하게 보장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쿠팡 고양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다는 송보미씨는 “새로운 공정에 지원할 때 신입 일용직 노동자는 30분 정도 안전교육을 받지만 긴급상황시 대처 방법에 관한 교육이 부족했다”며 “긴급상황 발생시 대피로나 대피 방법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물류센터 안에서는 여전히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시설보안을 이유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쿠팡 정책은 지난 6월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신고시간을 늦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김다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쿠팡이 산재를 개인의 문제로 돌리려고 한다”며 최근 쿠팡 고양센터에서 외주업체를 통해 실시한 근골격계질환 설문조사 내용을 지적했다. 설문에는 평균 근무·휴식시간과 근골격계질환 진단경험을 묻고, ‘여가 및 취미활동(컴퓨터·뜨개질·운동 등)’과 ‘가사노동 시간’을 물었다. 김 상임활동가는 “근골격계질환의 원인을 여가 및 취미활동, 가사노동 및 기존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약화된 신체적인 특징으로 돌리기 위한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용현 동탄센터분회장은 “지금이라도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듣는다면 더 이상 참사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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