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직원들이 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국내 프로스포츠단체가 파업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서비스일반노조 KPGA지회(지회장 허준)는 3일 “불공정한 처우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1년간 단체교섭을 이어 왔지만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회는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보복징계’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기자회견 이후 지회는 같은달 29일과 30일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는 대신 ‘시간을 달라’는 입장만 반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29일 설립한 지회는 사측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14차례에 걸쳐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지회는 △대체휴무 정상화 △제대로 된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상한제 시행 △보복징계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지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사측이 협의 없이 ‘주말근무시 대체휴일’을 폐지했다. KPGA가 주관하는 코리안투어 기간 동안 목요일(1라운드)부터 일요일(4라운드)까지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출장을 간 직원들의 경우 주말근무가 불가피하다. 현재 7개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주말이 14일 포함됐는데 대체휴일이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는 게 지회의 설명이다.

사측은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근로시간단축으로 대체휴무를 제공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입장이다. 매월 급여에 시간외수당 항목으로 주12시간의 초과근로분에 대해 이미 통상임금 형태로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회는 주 52시간제 시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 명이 하던 업무를 한 명씩 교대하는 형태로 바뀌었지만 근무시간 외 대기시간에도 업무를 봐야 하는 상황이 이어져 실질적으로는 업무량이 줄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회는 “직장내 성추행 피해자에게 언론보도를 이유로 보복징계했다”며 사측에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팀장이자 성추행 피해자 A씨는 ‘언론 부실대응 및 보고 부재’를 이유로 대기발령된 뒤 부정채용 및 상사기망 등 사유가 더해져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사측은 “부정채용과 사업계획보고 지시 미이행, 팀장으로서 직무 미수행 등으로 징계처분한 것으로 성추행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허준 지회장은 “노사 간 대화창구는 열려 있고 대화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며 “이제는 신뢰회복을 위해서라도 사측이 대화에 진정성을 갖고 합리적 제안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사측은 “직원들과 언제든 대화가 가능하다고 의사를 전달했다”며 “주 2회 집중교섭을 통해 벌어진 것은 좁히고, 좁힌 것은 합의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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