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지난 8일 ‘글로벌경제 전망’ 보고서를 냈다.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경제가 지난해 대비 5.6%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경기침체 후 회복과 관련해 지난 80년 동안 경험한 것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하지만 이러한 전년 대비 성장세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에 편중됐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은 코로나19 전염병에 따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백신접종률이 낮은 빈곤국들은 지난 시기 이뤄 놓은 빈곤퇴치 성과조차 후퇴하고 있으며, 경제침체와 맞물려 정치·사회적 불안정도 악화하는 형국이다.

주요국들 중에서는 중국(8.5%)·인디아(8.3%)·미국(6.8%)의 성장률이 글로벌 평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통화권(4.2%)·일본(2.9%)·러시아(3.2%)·브라질(4.5%)·사우디아라비아(2.4%)·남아프리카공화국(3.5%) 등은 글로벌 평균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저소득국들의 경제성장 속도는 지난 20년 이래 가장 낮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백신접종률이 최악인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올해 저소득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2.9%로 전망됐다.

세계은행은 글로벌 전염병으로 인한 물류와 통관절차 지연 등으로 향후 10년간 글로벌 무역 성장세는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식품가격 인상 등에 따라 저소득 국가들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경제성장률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지난해 2.3%의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국민경제의 방향을 공공투자와 수출에서 국내 소비로 돌리면서 회복세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한 부양책을 줄이고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는 등 거시경제 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8.5%로 예상되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내년에 5.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일본은 올해 코로나19 억제에 성공해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재정지원과 내수부양을 통해 경제회복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세계은행은 내다봤다.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 지출로 개인소득이 상승하면서 소비가 크게 늘어난 미국은 서구 국가들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접종률 덕분에 경기회복세는 탄력을 받아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984년 이후 가장 높은 6.8%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 출신인 데이비드 말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글로벌경제 회복세 징후는 환영할 만하지만, 전염병이 개발도상국가들에서 빈곤과 불평등을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며 “저소득 국가들을 위한 백신 분배와 부채탕감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글로벌 수준의 노력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효원 객원기자 (webmaste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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