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에서도 성별분업과 성별 임금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플랫폼 남성노동자가 100만원을 번다면 플랫폼 여성노동자의 수입은 66만2천원에 그쳤다.

24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디지털 플랫폼 노동 실태와 특징2’ 이슈페이퍼에서 “지난해 하반기 서울지역 플랫폼 노동자 7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플랫폼 노동자의 월 평균 소득(보수)은 266만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노동수행 과정에서 플랫폼 가입비와 에이전시 수수료를 비롯해 월 32만2천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해당 업체에 납부하는 건당 수수료는 1만5천227원, 월 정기 수수료는 평균 16만7천원으로 플랫폼기업들은 노동자가 얻는 소득의 15%를 수수료로 챙겼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플랫폼 노동에서도 현격한 남녀 임금격차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여성 플랫폼 노동자는 월 평균 총소득이 202만8천인 데 비해 남성은 306만2천원으로 33.8%의 성별 격차가 확인됐다. 성별 직무분리 현상도 뚜렷했다. 가사 청소·돌봄 업무는 여성노동자 비율이 90%를 상회한 반면 퀵서비스·물류배송·대리운전·운송기사는 10%를 밑돌았다. 이사서비스나 세차·세탁 업무는 남녀 비율이 50%대로 엇비슷했다.

김종진 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물류배송 같은 상대적 고임금 직종은 남성이, 가사 청소와 돌봄 같은 저임금 직종은 여성이 종사하면서 성별 분업에 따른 성별 임금격차가 플랫폼 노동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라며 “지난달 국제노동기구(ILO)가 100개국 플랫폼 노동을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플랫폼 노동의 성별 격차가 문제로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현재의 일을 선택한 이유로 시간유연성(28.2%)과 구직의 용이성(23.8%)을 꼽았다. 하지만 일자리를 옮길 경우 고용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직희망 종사상지위를 물었더니 정규직이 45.5%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 또는 고용주(24.2%)가 뒤를 이었다. 프리랜서나 기간제는 12.1%에 그쳤다.

연구소는 “플랫폼은 21세기 복지국가에서 사라져 가거나 회색 경제에 남아 있는 오래된 형태의 도급 노무방식을 재현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그 결과 장시간 저임금 노동문제나 성별 임금격차, 사회보험 미적용, 노동과정 통제 같은 전통적인 노동문제도 그대로 잔존하는 특성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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