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노동자 온라인 커뮤니티 ‘배달세상’ 게시글 갈무리

쿠팡이츠 라이더들이 2일 쿠팡의 수수료 삭감을 저지하기 위한 단체행동을 한다. 쿠팡은 같은날부터 배달 기본요금을 3천100원에서 2천500원으로 낮추기로 예고했다.

1일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에 따르면 익명의 라이더는 배달노동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쿠팡의 수수료 인하 시점에 맞춰 단체행동을 제안했고, 라이더유니온도 단체행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단체행동에 참여하는 인원은 가늠하기 어렵지만 라이더유니온을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만 100명이 넘는다.

A씨는 배달노동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배달세상’에 지난달 25일 “3월2일 쿠리어 단체휴무를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제안(수수료 인하)을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여러분들의 수익은 한달 기준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100만원 이상도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동참을 촉구했다. 라이더들은 “동참합니다” “휴무합니다” “3·1 운동한다 생각하고 제발 동참합시다”는 댓글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라이더의 자발적인 단체행동은 쿠팡의 이같은 수수료 정책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해서다. A씨는 “배민라이더스·요기요 등 다른 플랫폼사에도 프로모션 줄이기 원동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카페 운영진인 B씨는 “1픽(업)·1배(송) 시스템의 쿠팡이츠가 기본단가를 2천500원으로 내리려는 행위는, 노골적으로 신호를 위반하며 최저시급을 알아서들 맞춰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쿠팡이츠는 절대 용납되지 않는 선을 넘으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쿠팡은 1월25일 변경될 실시간 할증 정책을 발표했다. 기본배달료는 2천500원에서 1만6천원으로 책정됐다. 거리·주문량·날씨 등에 따라 최대 1만원의 추가 할증이 붙어 배달 한 건당 최대 2만6천원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배달 수수료 삭감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해 12월1일 쿠팡은 기본료 3천100원에서 최대 1만5천원이라는 상한선을 없애겠다고 밝혔지만, 라이더는 1만5천원을 넘는 수수료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위원장은 “반드시 노조를 통하지 않더라도 이런 다양한 저항행동이 터져 나오는 것이 플랫폼시대 노동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며 “라이더들의 자율적인 단체행동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라이더유니온도 책임감을 가지고 쿠팡이츠와 단체교섭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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