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는 25일 발간한 일곱 번째 <코로나19와 일의 세계> 점검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는 “세계 곳곳에서 노동시장이 역사적으로 전례 없이 흔들렸다”고 밝혔다. 2019년 4분기와 비교할 때 글로벌 수준에서 근무시간 손실률은 8.8%에 달했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지역은 남아메리카·남유럽·남아시아였다. 지난해에 발생한 근무시간 손실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4배에 달했다고 ILO는 분석했다.

지난해 근무시간 하락은 실업과 경제활동을 안 하면서 발생한 취업 상실(employment loss)에 더해 취업자의 근무시간 손실을 합한 것이다. 지난해 취업자 중에서 실업자가 된 사람은 3천300만명이고 경제활동을 안 한 사람은 8천100만명으로 취업자에서 실업자나 준실업자가 된 사람이 1억1천400만명에 달했다. 취업 상태를 상실한 노동자 비율은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에서 높았고, 근무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유지 제도를 시행한 유럽에서 특히 낮았다. ILO는 “실업보다는 경제활동을 안 한 게 노동자들의 취업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2분기 18.2%를 기록하며 최악으로 치달았던 근무시간 손실은 4분기에는 4.6%로 주 48시간 전일제 일자리 1억3천만개 손실에 그쳤다.

각종 소득 지원책을 빼고 계산한 글로벌 수준의 노동소득은 2019년 말과 비교할 때 8.3% 줄었다. 이는 미화 3조7천억달러로 우리 돈으로 4천70조원에 달한다. 참고로 올해 대한민국 정부 예산은 558조원이다. 노동소득 손실은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가 10.3%로 가장 컸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6.6%로 가장 적었다.

ILO는 지난해 10월에 나온 국제통화기금 경제전망을 토대로 2019년 4분기와 비교할 때 올해 글로벌 근무시간은 3.0% 위축돼 9천만명에 해당하는 정규직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가 회복하는 등 낙관적 상황이 되더라도 근무시간 손실은 여전해 2019년 4분기 대비 3천600만명 분의 정규직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효원 객원기자(webmaste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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