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하얀 소의 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소는 성실함, 우직함의 대명사이자 부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성실하고 우직하게 일하는 노동자들이 풍요로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국회 앞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절규로 가득합니다. 한해 2천400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합니다. 이는 코로나19 사망자보다 훨씬 많은 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는 처벌을 강화하기는커녕, 10만명의 국민이 입법 발의한 내용을 훼손하고 살인기업에 면죄부를 주려고 합니다. 다시는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지 않을 수 있도록 모두의 힘이 필요합니다. 또한 시민재해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담아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부실한 사회안전망은 재난 시기 취약계층을 보호하지 못합니다.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사회구조 자체를 바꾸어내는 일대 혁신을 도모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이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전 국민 고용보험을 비롯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노동자들 스스로가 권리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5명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무분별한 해고와 착취, 구조적 불평등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트럼프 시대를 겪으며 이 나라에 자주권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약속해도 미국의 허락이 없으면 단 한걸음도 진전할 수 없는 남북관계는 여전히 겨울입니다. 나라의 자주권을 되찾는 것은 자존의 문제인 동시에 막대한 국방예산과 방위비 분담금 등을 복지예산으로 전환해 노동자 민중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입니다.

새로운 시대를 개척합시다. 자주권이 확립된 나라, 노동자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나라, 민중의 생존이 보장되는 나라, 우리가 함께 노력하면 능히 만들 수 있습니다. 민주노총과 함께 새로운 세상 함께 만들어 갑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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