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노동자들에게 매일 매일의 삶은 불안한 것이다. 나아가 우리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미래 삶의 모습조차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아마 현재의 세계화 국면은 훗날 역사적인 패러다임 전환기로 평가될 만큼 격동의 시기임에 분명하고 그 한 가운데 서있는 오늘날의 노동자들은 시대의 고민과 고통을 짊어지고 살았던 집단으로 각인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노동자들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진행형의 수많은 노동문제를 눈앞에 놓고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부질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현재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난제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미래의 전망을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정교하지는 않지만 크게 가위질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노동의 미래는 일차적으로 노동시장의 미래에 달려 있다고 본다.
효율적인 노동시장은 정보부재에의한 우연성이나, 산업이나 기업간 장벽에의한 운명이나, 사기나 기만에 의한 희생에 의해 노동자들의 삶이 좌우되지 않고 물 흐르듯
노동시장에서 이동하되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상태이다.


공신력 있는 연구자들의 견해로는 노동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가장 충격적인 전망은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고 비슷하게 나오는 분석적인 보고서도 자본의 역할이나 기술의 진보에 비교해서 노동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감소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인력개발의 중요성을 낳으나 노동자 일반에게 적용되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한정된 시장기회를 두고 청년층에게 기회를 확대하면 중고령층이 고통받고, 중고령층의 삶을 안정시키려면 청장년층의 부담이 커지는 시장 메카니즘이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을 우리는 채용관행의 변화, 직업구조의 변화, 생산방식의 변화, 등등 시장의 미시적 논리에 의해 설명할 수는 있지만 이에 대응한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

나아가 일부는 어렸을 적에 생각해본 적 없는 거액의 연봉을 손에 쥐나 일부는 몇년 전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실업의 위험을 맞이하고 있다. 흔히 인적자본의 차이로 설명하나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카지노 자본주의 탓이 더 크다. 밑천도 중요하나 운, 모험, 속임수 등등이 엄청 중요하다.

필자는 노동의 미래는 일차적으로 노동시장의 미래에 달려 있다고 본다. 효율적인 노동시장은 정보부재에 의한 우연성이나, 산업이나 기업 간 장벽에 의한 운명이나, 사기나 기만에 의한 희생에 의해 노동자들의 삶이 좌우되지 않고 물 흐르듯 노동시장에서 이동하되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상태이다.

그러나 이런 시장선택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이는 가정과 양립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선택하지만 보다 많은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비정규직을 선택할 것이다. 알면서도 불행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회는 또 다른 선택사항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제도적으로 보호받는 선택이다. 노조를 통해 자신들의 삶을 보완하기 위한 사람들에게 노동기본권이 확대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서 행복한 선택을 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것이 여타 노동자들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독과점적 지위에서 나온다면 단체행동에 부분적인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노동자들에게는 불균등한 시장 선택을 보완하기 위해 정치적 선택을 확장시켜주어야 한다. 정책결정과 정치집단 선출에 있어서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창구를 제도적으로 갖추어 주어야 노동시장에서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부작용을 예방해줄 수 있다. 노동정치의 활성화는 노동시장을 정상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주주이익을 대변하는 시장경제 원칙은 1인1표의 대의 민주주의 원칙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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