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도 노동조합이 직접 경영하는 시내버스업체가 등장할 전망이다.

대구의 중견 시내버스업체인 광남자동차 노사는 최근 노동조합이 사업권일체를 넘겨받아 31일부터 일단 운행을 재개키로 잠정 합의했다.

이 회사는 체불임금 누적에 따른 노사분규로 지난달 22일부터 한달 넘게7개 노선 시내버스 76대의 운행을 중단해 왔다.

이에 따라 광남자동차는 올 초 진아교통(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노조가 회사 경영권을 인수한 시내버스업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남자동차 노사는 29일 회사의 면허 ·사업 ·경영권 및 부채 일체를 노조가 인수하고 현 경영진이 물러난다는 회사 정상화 방안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날부터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앞으로 경영을 맡을 이 회사 노조측은 차량 ·건물 ·토지 ·토큰 등 회사 자산을 압류한 채권단과 퇴직자들에게 채무변제 연기를 요청하고, 운행수익으로 부채를 하나하나 청산해 회사를 정상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노조측은 현재 전체 노조원의 90% 이상으로부터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장병오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도 '한번 잘 해보자' 는 의욕에 차 있다”고 말했다.

광남자동차가 운행해온 수성구 범물동∼북구 종합유통단지 노선의 407번등 7개 노선 시내버스가 한달 넘게 운행을 중단하자 이 노선을 이용해온 시민들은 그간 큰 불편을 겪어왔다.

대구시는 사태발발 이후 다른 시내버스업체에 40여대의 예비차량을 광남자동차 노선에 투입토록 했으나 이들 차량 대부분이 낡은 데다 대체차량이 부족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 회사 노사간의 원칙적인 합의에도 불구, 이들 시내버스 노선의정상운행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난관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권(株權)인수, 면허 양도 ·양수 등의 법적 절차가 원만히 추진될지 여부도 아직 불투명한 데다 가압류 채권이 21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7월 회사를 떠난 20여명의 퇴직자들이 퇴직금을 받아내기 위해 교통카드와 토큰까지 압류해 놓아 운행을 재개해도 운영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승객 감소로 구조적인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시내버스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지만 성공 여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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