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 이후 한국의 인권상황이 발전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이전에 해왔던 훨씬 더 많은 약속들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동자 인권에 대해서는 특히 실망스러운 수준인 것 같다."

23일 민주노총을 찾은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의 동아시아팀 조사담당관 라지브 나라얀씨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날 국제사면위의 동아시아팀 관계자 3명은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이홍우 사무총장을 만나 2시간여동안 한국의 노동인권상황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홍우 총장은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이 대량의 노동자들이 구속됐다"며 "국제사면위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국제사면위 동아시아팀은 단 위원장이 현 정부 집권이후 세 차례나 구속수감됐다는 사실과 함께 용역깡패와 구사대폭력, 유치장과 구치소내 인권유린, 집회시위의 자유 제한 등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고, 구체적인 탄압사례를 들으면서는 시종일관 놀라움을 표시했다. 한국상황을 듣고 난 뒤 나라얀씨는 "세계화 압박에 의해 주로 저개발국가나 능력이 부족한 나라들이 노동탄압, 배제정책을 쓰고 있는데, 한국도 그런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본부로 돌아가는 즉시 한국의 구속노동자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고 엠네스티내 노동자회원 네트워크차원에서 국제적인 캠페인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사면위 관계자들은 오는 25일 서울구치소에서 단병호 위원장을 특별면회해 직접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 14일 방한해 각 교도소를 돌면서 일반범들에 대한 가혹행위를 조사중에 있으며, 27일께 런던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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