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에 육박하고 대학 졸업생들은 극심한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이들 청년 계층의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게나오는 등 실업률 통계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정부의 청년실업 대책도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거꾸로 가고 있다.

<한겨레>가 22일 통계청에서 입수한 20살 이상 30살 미만 인구의 고용동향세부자료를 보면, 지난 9월 20대의 실업률은 6.1%로 지난 2월(8.5%) 이후 7개월연속 낮아졌다. 이는 지난 98년의 11~13%의 절반 수준이며, 지난해 10월(5.9%)을제외하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다. 실업률만으로 보면 20대의 고용사정이 매우좋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른 통계수치들은 이와는 정반대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9월 20대취업자 수는 398만5천명으로 지난 3월(394만명)을 빼면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20대 고용사정이 비교적 좋았던 지난해 7월(실업률 6.1%)의423만명과 비교하면 무려 25만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도 이 계층의 실업률이 낮게 나온 데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실업자수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집계한 9월 20대 실업자 수는27만9천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와있다. 취업자 수가 최저수준인데 실업자 수도 가장 적다는 모순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런 현상은 고용사정 악화로 실업자들이 구직활동조차 포기하고 있는데도실업률 통계는 이들을 취업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해 실업률 통계에서 아예뺌으로써 현실을 거꾸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20대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지난 97년 9월의 66.4%대에서 지난 9월 63.9%로2.5%포인트(74만명) 가량 줄었다. 줄어든 인원 중 상당수는 사실상 실업자이지만, 현재 고용통계는 조사대상 주간에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 실업자로 보지않는다.

통계자료에는 또 최근 4년 동안 20대 경제활동인구가 74만명이나 줄었는데도, 비경제활동인구도 12만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있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내용으로 작성돼있다.

이런 실업률 지표 탓에 청년 실업대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2001년 예산을 짜면서 청년실업대책 예산을 전년보다 41%를 삭감해 580억원을배정했다가, 결국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뒤늦게 40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정부는내년 예산안에서도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180억원 줄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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