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다음달 말 정례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인 세계경제전망 초안에서 세계경기가 '중대한 불황의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했다.

세계경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세계 유수기관이 80년대초와 90년대초에 나타난 것과 같은 극심한 불황이 다시 올수 있음을 경고한 것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IMF는 만일 미국의 생산성 향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주가가 폭락하고 기업의 투자와 개인소비가 격감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달러화가치가 급락해 개발도상국들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과 유럽의 경제가 미국경제와 함께 동반침체될 경우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다우존스 지수가 심리적 저지선인 1만 포인트 아래로 떨어지고 일본의 닛케이지수도 11,000선이 깨져 17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기불황의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이 올들어 금리를 7차례나 내리고 일본도금융완화 정책을 취하는 등 경기회생에 노력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다시 말해 세계경기가 단기적인 사이클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불황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예고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보다도 세계경기에 민감한 있는 우리로서는 .IMF의 경고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국내총생산의 절반가량을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의 경우 수출이 급감할 경우 성장률이 급락할 수밖에 없다. 또 수출이 위축되면 투자와 소비까지 동반 위축돼 경제가 장기불황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

보다 더 큰 걱정은 중국의 급격한 부상이 세계시장에서 우리를 대체하고있다는 사실이다. 세계경기 침체에다 중국의 대체 현상까지 심화될 경우우리에게 미치는 타격은 이중으로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정치권 정부 기업국민 모두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정치권은 이전투구식 정쟁을 중지하고 민생현안과 경제문제를 우선 챙겨야 한다.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세계경기불황에 견딜 수 있는 튼튼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전념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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