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김성갑) 부분파업에 사측이 투자계획 보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부도 2년치 임금제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갈등 국면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는 것을 전제로 성과급 700만원 지급안을 제시한 상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 6일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돼 있던 부평공장 투자와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한국지엠은 “최근 노조의 잔업 및 특근 거부와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로 인해 7천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입었고, 이번 추가 쟁의행위 결정으로 누적 생산손실이 1만2천대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지엠이 보류하겠다는 투자계획은 1억9천만달러(약 2천100억원) 규모다. 부평1공장에 내년부터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이번 교섭 과정에서 부평공장 미래발전방안을 통해 창원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차세대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의 파생모델을 부평1공장에서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삐걱거리는 노사관계 배경에는 사측의 2년치 임금제시안이 자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달 29일 21차 교섭에서 최종 제시안을 제출하며 최초 제시안에 내놓았던 2년치 임금제시안을 고수했다. 이 자리에서 김성갑 지부장은 “절대 수용 불가”입장을 밝혔다. 지부는 이달 4일 교섭대표 사전회의에서 2년치 임금제시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교섭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부터 잔업·특근을 거부한 지부는 같은달 30일과 이달 2일 두 차례 4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5일 열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6일, 9일, 10일 4시간 추가 부분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측 관계자는 “해마다 노사갈등으로 인한 기회비용이 크다”며 “적어도 내년까지 노사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협력무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부는 사측의 임금제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간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부 관계자는 “전례 없는 2년치 제시안을 내놓으며 회사가 (교섭을) 파국으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지부는 10일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투쟁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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