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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두드러기’와 ‘우한’ 폐렴
▲ 아시아노사관계컨설턴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황두드러기”라 불러야 하나. 공식석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의학용어를 쓰지 않고 왜 자꾸 ‘우한 폐렴’이라 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많은 국민이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에 국민에게 편한 말을 쓰는 것이라고 황교안 대표가 말했기 때문이다. 내 주변의 ‘국민’은 두드러기 하면 ‘황교안’을 떠올리고, 그렇게 그를 부르는 것을 편안하게 느낀다.

예수님의 신실한 제자로 살고 싶어 검사를 하면서도 전도사까지 된 황교안 대표가 자신을 “황두드러기”라 부르는 이들을 용서하고 사랑할망정 미워하진 않으리라 본다. 더군다나 성경 말씀은 일자일획도 오류가 없다고 믿는 황전도사 아닌가. 겉옷 달라면 속옷까지 주고, 오 리 가자면 십 리를 따라가고,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대주라 가르치신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온 지 수십 년인 신실한 기독교인이 병역미필 근거가 된 두드러기로 자신을 부른다고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중앙일보가 전하는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번 겨울 미국에서 1천500만명이 독감에 걸렸고 1월30일 현재 8천200명 넘게 숨졌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는 이번 독감이 지난 10년간 발생했던 어떤 독감보다 심각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미국 전역에서 관련 입원자가 최소 18만명을 넘었다고 전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1만2천명이 독감으로 죽는다. 특히 2017~2018년 겨울에는 4천500만명이 독감에 걸렸고 그중 6만1천명이 사망했다.

독감은 영어로 인플루엔자라고 하는데 일반 감기와는 다른 병이다. 그 증상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더불어 전신근육통, 쇠약감 등의 전신증상이 아주 심한 것이 특징이다. 기침·인후통·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다. 인플루엔자에 걸리게 되면 기관지가 손상되고, 이차 세균감염이 일어나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이 매우 쉽게 이뤄진다. 증상이 생기기 하루 전부터 전염되기 시작하며, 증상이 생긴 후 5일 이상 병을 퍼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인플루엔자에 걸린 아이들은 1주일 정도 쉬는 게 좋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증세가 비슷하다. 황교안 대표의 논법을 따르자면 미국에서 매년 유행하는 독감을 두고 ‘미국 폐렴’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나, 그렇게 부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를 보니 ‘노벨 코로나바이러스(novel coronavirus; 2019-nCoV) 발발’이라는 기사가 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대표단이 현재 상황과 정부 조처를 WHO에 보고했다고 나온다. 기사가 올려진 1월30일 현재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 7천711명, 의심자 1만2167명이 확인됐다. 확진자 중 1천370명은 심각한 상태다. 170명은 사망했고, 124명은 회복해 귀가했다. 해외에서는 18개국에서 83건이 발견됐다. 그중 7건은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에게서 발생했다. 중국 밖 사람 사이 감염은 3건이 확인됐다.

WHO는 현재 상황을 조사하고 통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 정부의 지도력과 정치적 의지와 투명한 조치를 환영했다. 또한 WHO는 중국 정부가 신속하게 바이러스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공유한 사실을 높게 평가하면서 그 덕분에 다른 나라들이 진단과 보호 조치에 빠르게 나서 진료 수단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향후 사태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우나, 조속한 사태 진정을 위해 중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협력이 긴밀히 이뤄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우한은 우리식 한자 발음으론 무한(武汉)이다. 간단히 한(汉)이라 부르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 한(汉)이라 불리는 곳은 서울 일대다. 서울의 옛 이름이 한양이고 서울을 관통하는 강 이름도 한강이다. 우한에도 한강이 있다. 우한에는 3천500년 전 은나라의 도읍 유적이 있고, 2천년도 더 전인 진나라와 한나라 때도 제국의 중심지였다. 우한의 면적은 서울(605제곱킬로미터)의 10배가 훨씬 넘는 8천500제곱킬로미터로 대부분 평지다. 무더운 여름 날씨 때문에 우한은 난징·충칭과 더불어 ‘중국 3대 화로’ 중 하나로 불린다.

서울이 대한민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라면, 우한은 중국 중부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우한은 우창·한커우·한양 세 도시가 합쳐진 도시다. 한양(汉阳)은 서울의 옛 이름 한양(漢陽)과 한자가 같다. 서울이 대한민국의 정치·경제·금융·문화·교통의 중심지라면, 중국 중부에서는 우한이 그런 역할을 한다. 만약 서울에서 비슷한 사태가 발생해 중국 정치인들이 ‘서울 폐렴’ ‘한강 폐렴’이라 부르면 한국 사람들 기분이 어떨까.

글을 마치며 반중국 정서에 눈멀어 사태를 과학적으로 파악하기를 거부하는 황교안 대표에게 몇 마디 하려 한다. 국가를 자기 목숨보다 사랑한다면 늙은 나이지만 논산훈련소에 훈련병으로 입대하는 게 어떨까. 남녀의 사랑에도 나이가 필요 없는데 애국의 의무에서 나이를 따져서는 안 된다고 믿는 황교안 대표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예수님을 자기 목숨보다도 사랑한다면 증오의 정치가 아닌 원수도 용서하는 사랑의 정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유대교의 구약은 혐오와 배타를 퍼트리지만 기독교의 신약은 사랑과 용서를 가르친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쇠귀에 경 읽기란 생각이 든다. 하기야 기껏 두드러기 증세를 핑계로 병역을 미필했고 자기 사욕을 위해 이방인(strangers)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 황교안 대표가 진정한 애국자·진정한 기독교도였던 적이 있었던가.

아시아노사관계컨설턴트 (webmaster@labortoday.co.kr)

윤효원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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