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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0 시한폭탄
▲ 한석호 노동운동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그동안 축적해 온 자료를 분석해 보니 소득 상위 10%가 하위 10%보다 소득 규모가 10배나 많았다. 우리는 이것을 ‘10-10-10 시한폭탄’이라고 부른다. 소득 상위 10%가 전 세계 자산의 절반을 소유할 정도로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졌다. 불평등은 단순히 소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는 한 아이가 태어난 후 태어났을 당시의 계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계층의 대물림이 지속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가 자르니츠 OECD 포용성장 자문관의 경향신문 인터뷰 기사다. ‘10-10-10 시한폭탄’이라고 할 정도의 불평등, 참 암담하다.

그런데 말이다. 소득 상위 10%가 하위 10%보다 소득 규모가 10배나 많은 10-10-10 시한폭탄이 어디냐고 두리번거릴 필요 없다. 지금 여기, 바로 대한민국이다. 통계청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소득 10분위별 가구당 가계수지(전국 2인 이상)’에 따르면 하위 10%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85만7천396원이다. 이에 비해 상위 10%는 1천180만114원이다. 또 있다. 소득 상위 10%가 자산의 절반을 소유할 정도로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진 곳이 어디냐고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다. 이 또한 한국의 상황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16년까지의 소득분배지표’ 보고서를 보면 2016년 기준 전체 소득의 49.19%를 상위 10%가 점유하고 있다. 소득이 그렇다는 말이다. 소득의 누적으로 형성되는 자산 불평등은 끔찍한 수준이다. 상위 10%가 소유한 자산은 무려 66%라는 통계도 있다.

재벌과 정부와 교수와 언론 등에 분명 책임이 있다. 그러나 노동운동이 세상을 바꾸려 한다면 그것만 얘기해서는 안 된다. 노동운동에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은 전투성을 임금인상투쟁으로 몰아갔다. 그래서 투쟁력 있는 중심부노동의 임금은 하늘을 날았고 그렇지 못한 주변부노동의 임금은 땅을 기었다. 그 점을 성찰하면서 신전략을 세워야 한다. 중심부노동과 주변부노동이 함께 사는 임금연대·고용연대·생활연대의 사회연대전략이다.

“10대 90 사회다. 우리 투쟁이 10%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높이기 위한 방향이 맞느냐? 소외되고 배제당하며 사회불평등·빈부격차·임금격차에 분노하며 치를 떠는 90%가 존재한다. 민주노조운동이 세상을 바꾸자고 한다. 평등세상·노동해방세상을 만드는 것이 민주노조운동이다. 그런데 우리 조합원들은 10%에 편입돼 있다. 기득권을 버리고 90%와 연대해 평등세상·노동해방세상으로 향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더 많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한다. 이게 지속가능한 방향이고 옳은 노동운동인가? 전 세계 구석구석에서 민중봉기와 혁명이 일어난다. 사회불평등·빈부격차를 타파하기 위한 90% 민중의 봉기이며 혁명이다. 만약 한국 사회에 5~10년이 지나 사회불평등·빈부격차·임금격차 해소를 요구하는 봉기와 혁명이 일어나면 우리는 어느 편에 설 것인가. 촛불혁명의 기운이 그쪽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90%의 소외되고 배제당하던 민중이 평등세상·노동해방세상을 요구하며 연봉 5천만원으로 평등임금을 실현하자고 주장하며 봉기를 일으키면 현대자동차 노동자들과 민주노조를 말하던 세력들은 혁명에 동참할 것인가. 아니면 기득권 지키기 반혁명 편에 설 것인가? 민주노조를 말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갖고 운동해야 한다. 지금 당장 90%와 연대를 실천해야 한다. 양보하자는 게 아니라 90%에 속하는 중소·영세기업 노동자, 비정규직의 사회불평등·빈부격차·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연대투쟁에 나서는 게 민주노조운동 세력이 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 하부영이 차기 노조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선거본부에 가서 당부한 말이다. 현대차노조 31년 역사상 처음으로 원청 정규직 임금보다 하청 임금을 더 높게 올린 하후상박 임금연대를 현실화하고 임기를 마치는 하부영 지부장에게 수고했다는 인사를 전한다.

노동자운동연구소 한지원 연구원의 분석이다. 2017년 국민총소득을 기업 이윤 남기지 않고 취업자 전체에게 똑같이 분배한다고 가정했을 때 1인당 소득은 약 5천200만원이다. 그렇다. 1인당 5천200만원이다. 아무리 투쟁을 해도 밑바닥 주변부노동은 연 6천만원 이상 받는 상위 10% 노동의 임금을 따라잡을 만큼의 총소득 그 자체가 뒷받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양극화된 노동자 소득을 평준화할 수 있다는 말인가. 현재의 노동운동이 상위의 임금을 깎자고 하지는 못할 것이다. 총소득을 늘리기 위한 경제성장운동에 매진하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의 노동운동에는 그럴 의지도 실력도 없지만, 사회주의로 체제로 바꿨다고 치자. 그런다고 상위의 임금에 맞출 만큼의 총소득이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밑바닥 주변부 노동자는 그냥 그대로 그 격차를 인정하고 살라고 할 수도 없다. 대체 어찌해야 하는가. 재벌사·공무원·공공기관 등 중심부노동의 임금은 한동안 동결해야 한다. 그 동결분으로 일자리 창출 및 밑바닥의 처우개선에 써야 한다. 노동자 소득격차가 세 배 이내로 좁혀질 때까지 그래야 한다. 그리고 노동운동은 사회안전망 투쟁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노동운동가 (jshan8964@gmail.com)

한석호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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