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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의 외교노선 비판
▲ 김승호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대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에는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했고, 6월 중순에는 북유럽 3국인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을 순방했다. 6월 하순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9월에는 태국·미얀마·라오스 등 동남아 3개국을 순방했다. 지난달 3~5일에는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등에 참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프랑스를 국빈방문하고 독일·이탈리아·바티칸·벨기에·덴마크를 순방했으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했다. 그 밖에 중국·러시아·인도 등 강대국을 국빈방문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홉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브루나이·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들을 국빈으로 방문했다. 그리고 유엔총회와 G20 정상회의에 꼬박꼬박 참석했으며, 기타 각종 국제회의에도 다수 참석했다. 자본주의로 인해 지구화된 오늘날 문재인 대통령의 폭넓고 분주한 정상외교는 나무랄 일이 전혀 아니다.

문재인 정권의 외교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이다. 신북방정책은 1988년 6공화국 노태우 정권이 추진했던 북방정책의 새 버전이다. 노태우 정권이 추진한 북방정책의 주목적이 공산권과의 수교를 통한 북한 고립화라는 정치적인 데 있었다면, 신북방정책의 주목적은 중앙아시아 나라들과 관계를 발전시켜 경제적으로 한국 독점자본의 시장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북한을 외교적으로 포위하고 개방 압력을 가해 한국 시장에 통합시키려는 것이다. 유라시아평화철도 프로젝트는 이런 신북방정책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모든 사물에 이중성이 있듯이 이 신북방정책에도 이중성이 있다. 그것은 한반도의 북방에 평화와 협력의 관계를 가져오려고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일면이 있다. 그러나 그 협력은 어디까지나 자본 상호 간의 협력에 불과하며, 그 협력도 실은 중앙아시아 나라들에 대한 남한 독점자본의 진출을 의미한다. 거기에는 북한에 대한 자본진출도 포함된다. 문제는 중앙아시아 나라들이나 사회주의 북한에 대한 남한 자본의 진출이 ‘독점자본의 진출’인 이상 수평적이고 인간적인 교류·협력관계가 형성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또 이 정책에서 말하는 평화는 한반도에 대한 미 제국주의의 강점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의 평화로서 사실은 비평화다.

또 미·일 제국주의가 중·러 자본주의 강대국과 패권쟁탈전을 하고 있고 남한을 그 신냉전 구도에 끌어넣으려고 하는 마당에, 한반도 북방에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국제관계가 정착될 수 없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인 정책이다. 유라시아평화철도 프로젝트도 그렇다.

문재인 정권의 외교는 신남방정책에 역점을 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1월19일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이 신남방정책을 내외에 천명했다. 사람(People)·평화(Peace)·번영(Prosperity), 이른바 ‘3P'를 핵심 개념으로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제고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중심 교역에서 벗어나 시장을 다변화하는 등 한반도 경제영토를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남방정책의 이러한 성격은 지난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잘 드러났다.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2009년 이명박 정권, 2014년 박근혜 정권 때에 이어 세 번째인데 이전 두 번에 비해 그 성과가 매우 컸다고 평가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평화·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비전 성명’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3월 캄보디아와 브루나이를 국빈방문하고, 9월에 메콩 3개국을 방문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뿐만 아니라 이 회의와 연계해 한-메콩 정상회의를 열고 ‘한강-메콩강 선언’도 채택했다. 이 한-메콩 회의는 그동안 외교장관 회의로 진행돼 왔는데, 이번에 정상회의로 격상시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회의의 기조발언에서 한국의 경험이 메콩의 역동성과 손을 잡으면 ‘한강의 기적’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함께 이어질 것이라며, 메콩의 발전에 함께하겠다고 역설했다.

이 두 정상회의는 한국이 이들 개발도상국들에게 경험과 자본, 그리고 기술을 제공해 자본주의적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이 지역에 대해 일본을 제치고 경제 패권을 수립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일본의 자동차 시장 지배를 무너뜨리기 위해 이 지역에 한국 자동차 공장을 짓는 것이다. 또한 북한과 수교하고 있는 이 나라들에 남한의 북한 비핵화와 시장개방 압력을 지지하도록 유도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문재인 정권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의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풍문을 퍼뜨린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신북방정책과 마찬가지로 신남방정책 또한 남한 독점자본의 아제국주의 프로젝트로 구상·추진되고 있다. 신북방정책이 중국의 일대일로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대응 성격이 강하다면 신남방정책은 일본의 이 지역에 대한 경제패권에 도전한다는 성격이 강하다. 이런 도전은 민족적 자부심을 충족시킬지 모르지만 결국 남한이 적극적으로 아제국주의 외교를 펼치는 것임을 주목해야 한다. 제국주의임을 감추기 위해 ‘인간 중심’을 앞세우고 있을 뿐이다. 남을 착취·수탈해서라도 부유하게 사는 것을 추구한다면 문재인 정권의 신외교 노선을 지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금전대의 부피 대신 인간의 가치를 우선한다면 문재인 정권의 아제국주의 외교에 반대해야 마땅하다.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대표 (seung7427@daum.net)

김승호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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