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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전진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철폐하자이태하 노동해방실천연대 대표
▲ 이태하 노동해방실천연대 대표

필자는 대법원 정문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노동해방실천연대 판결선고 촉구 1인 시위에 피해당사자로 참가하고 있다. 해방연대는 2005년 6월11일 “인간다운 삶의 확보와 야만으로부터의 해방은 자본주의 극복, 사회주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족했다. 민주노동당 내 의견그룹으로 활동하다 2008년 2월 탈당한 후 반자본주의 투쟁, 사회주의노동운동 강화,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목표로 활동하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2012년 5월22일 회원 4명이 국가보안법상 국가변란 선전·선동단체 구성 등으로 긴급체포됐다. 그 후 실시된 영장실질심사에서 법원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고, 이어진 1심과 2심에서도 모두 무죄판결이 이뤄졌다. 이러한 법원의 일관된 판결에도 검찰은 2015년 1월28일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4년이 지나도록 선고를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시위 중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가 부착한 ‘늦었지만 일제징용 배상 판결을 환영한다’는 플래카드가 해방연대 판결 지연과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다. 양승태 대법원이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늦춘 것이 집권세력의 이해를 대변한 것처럼, 상고한 지 4년이 지난 해방연대 선고를 대법원이 하지 않는 것은 이 판결이 미칠 정치적 고려 때문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하루속히 대법원의 무죄 선고가 이뤄지도록 싸울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동지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해 싸울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왜 국가보안법이 폐지돼야 하는지 살펴보자. 첫째, 국가보안법은 친미분단 독재체제를 보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정됐고 지금도 이를 위해 역사의 전진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이후 분단구조를 청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할 역사적 전환점에 국가보안법은 대화 상대인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어 반드시 폐지돼야만 한다. 최근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접적으로 “남조선 당국자가 세계가 보는 데서는 평화의 악수와 공동선언을 하면서 뒤돌아서는 최신무기 구입과 합동군사훈련을 하는 이중적 태도”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러한 남북 간 군사적 군비경쟁과 긴장은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위협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국면을 해소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노동자·민중이 미군 철수나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 등을 주장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을 결정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것이 국가보안법이다.

둘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특히 사회주의 활동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촛불정세 이후 이명박·박근혜에 의한 역사의 역류는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만든 청년실업·저출산·비정규직·노인빈곤·자영업자 몰락 등의 생활경제상 문제는 많은 사람들을 신음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알리고 반대하는 것이 사회주의 활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회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진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 활동이 활성화돼야만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과거 노무현 정권이나 보수정당 대선주자였던 이회창보다도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미온적이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대통령이 직접 국가보안법은 역사의 박물관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받아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보안법 폐지권고 결정문을 전원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회창의 경우는 사회주의 사상을 국가가 나서서 막을 것이 아니고 ‘사상의 자유시장’에 의해 판단돼야 한다는 판결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촛불정세에 의해 권력을 잡은 문재인 정권은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반일민족주의와 반공주의 세력들과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 정권의 지지도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조국 사태에서 보듯이 학생과 노동자·민중이 분노하는 것은 기득권층의 불평등에 분노하는 것이다. 이들이 노동자·학생·민중의 절박한 삶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면서 자신들의 정권유지를 위해 청산해야 할 구시대의 유물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다가 오히려 그 칼날에 자신들이 베이는 형국이다. 이러한 형국은 자칫 수구반동세력의 발호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노동자·학생·민중이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게 해야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러한 활동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국가보안법이다.

셋째, 국가보안법은 근대사법체계가 허용할 수 없는 야만적이고 자의적인, 그야말로 말이 법이지 법으로 포장한 야만과 폭력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 야만과 폭력에 의해 수십 년 동안 엄청난 수의 민주·진보인사들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았다. 이와 같이 국가보안법은 민주·진보세력의 전진을 가로막고 수구반동의 핵심근거가 됐다.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는 세계 정치사의 최악 사건을 자행한 황교안이 자유한국당 대표로 건재하다는 것은 언제든지 정세가 바뀌면 이 법이 역사의 전진을 갈망하는 세력들을 법이라는 이름으로 탄압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암흑의 역사를 없애기 위해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이렇게 국가보안법은 한반도 역사를 왜곡 억압해 왔다. 친미분단구조 청산을 통해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돼야 한다. 그리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사회주의정당이 건설돼야 한다. 이러한 맥락과 직접적으로 닿아 있는 해방연대의 대법원 무죄 판결이 하루 속히 이뤄져야만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많은 동지들과 함께 투쟁하고자 한다.

이태하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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