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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고공농성 1개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노조파괴 재발방지 장치 만들고 내려가겠다”
▲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옥상에는 해고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박문진(58·사진 오른쪽)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43)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이다. 한여름 땡볕이 쏟아지는 옥상은 70미터를 넘는 높이다. 건물 벽에는 ‘기획탄압 진상조사’ ‘해고자 원직복직’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나부꼈다.

영남대의료원 본관 로비에 차려진 농성장에는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조합원들과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전국에서 찾아온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있다. 이들은 매일 출퇴근 선전전과 투쟁문화제, 24시간 릴레이 농성을 한다.

<매일노동뉴스>가 31일 농성 31일째를 맞은 박문진 지도위원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그는 “마지막 투쟁이라고 생각하고 끝을 봐야겠다는 각오로 (고공농성장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 고공농성 한 달을 맞았다. 건강은 어떤가.

“잘 지내고 있다. 초기에는 적응하느라 힘들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 건물 옥상이라 농성장 바로 옆에 환풍기, 에어컨 실외기 등 큰 기계들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소음이 심해 밤에 잠을 설치지만 도로에서 농성하는 것에 비하면 괜찮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3년 동안 온갖 방법으로 싸웠지만 영남대의료원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극한투쟁을 해야 의료원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 투쟁이라고 생각하고 이 투쟁에서 끝을 봐야겠다는 각오로 여기에 올라왔다. 우리의 요구가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지치지 않고 싸우기 위해 잘 먹고 유쾌하게 지내고 있다. 복직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노조파괴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때까지 흔들림 없이 건강히 잘 버티겠다.”

- 의료원측과 협의가 이뤄지고 있나.

“이 사안과 관련한 직접적인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단체교섭은 두 차례 진행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제안해서 추진되고 있는 사적조정도 아직 진척이 없다. 노사 양측이 모두 동의하는 위원을 선정해야 하는데 아직 위원 선임도 안 됐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해고자 복직만이 아니라 사태의 원인을 먼저 밝히는 것이 우선이고,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2006년 당시 상황을 다시 한 번 말씀해 달라.

“2006년 7월 단체교섭에서 2004년 노사합의 사항이었던 주 5일제 도입에 따른 인력충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안을 협의했다. 의료원이 일방적으로 그해 8월1일부터 노동강도를 높이는 팀제를 도입해서 3일간 부분파업을 했다. 당시 의료원측 태도는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교섭을 회피했다. 교섭에 나와도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었다. 병원 사업장은 보통 파업전야제 때 밤샘교섭까지 하면서 타결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그 파업전야제 때는 교섭을 하지도 않았다. 우리끼리 “의료원이 미쳤나? 정말 파업을 하길 원하나?” 하고 얘기할 정도였다. 그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뒤에 창조컨설팅 심종두가 있었다. 파업을 유도한 거다. 그해 10월 천막농성을 할 때도 수간호사나 전공의·교수들·관리자들을 동원했다. 의도적으로 폭력 상황을 유발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우리한테 다 뒤집어씌워 나중에 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후 노조탈퇴 작업이 이뤄졌다. 조합원이 탈퇴서를 내지 않으면 퇴근을 시키고 않고 붙잡아 뒀다. 동문 선배가 후배에게 탈퇴를 강요하고, 부서장이 탈퇴할 때까지 일대일로 면담을 계속했다. 950여명이던 조합원이 70여명이 됐다. 또 단체협약 해지 통보와 개악을 계속 요구했다. 노동조합을 상대로 56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노동조합과 간부들에게 5억원의 가압류를 걸었다. 10명 해고, 8명 정직, 10명 감봉 징계를 내렸다. 손해배상 소송은 법원이 모두 기각했고, 대법원에서 해고자 10명 중 7명을 부당해고로 결정했다.”

- 해고된 지 13년이 지났다. 어떻게 지냈나.

“복직과 노조 정상화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병원 로비 농성과 천막농성, 1인 시위와 집회, 국회 앞 108배, 영남대 총장실 점거농성, 37일간 단식과 삭발, 쇠사슬 연좌농성, 혈서투쟁, 서명운동, 박근혜씨 집 앞 57일간 3천배 투쟁을 포함해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다. 영남학원은 2009년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제출한 정상화 방안이 승인되면서 관선이사 체제에서 정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이사 7명 중 4명을 박근혜씨가 추천했다. 사실상 박근혜 재단이 됐다.”

- 노동자들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국 노동자들이 현장의 모순된 상황에 맞설 수 있으면 좋겠다. 개별적으로든 노동조합과 함께하든 같이 저항하고 싸웠으면 좋겠다. 노동조합이 없는 곳은 노조라는 울타리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같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우달  tkno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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