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태움 문화와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선욱 간호사 죽음이 업무상재해로 승인될지 주목된다.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사가 죽지 않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근로복지공단은 박선욱 간호사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날 박 간호사 산재신청 사건을 심의했다. 박 간호사 어머니와 대리인이 심의에 참석해 최종진술을 했다. 판정 결과는 이르면 주말, 늦어도 다음주초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족과 공동대책위는 "산재를 승인해 병원 문화를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간호사 이모 김윤주씨는 "일한 지 6개월이 지나 너무 힘들어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뒤 주검으로 돌아왔다"며 "도대체 병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선욱이가 죽어야 했는지 진실을 알고 싶다"고 호소했다.

공동대책위는 "고인이 겪었던 장시간 과로 노동, 미흡한 신규교육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권위적인 조직문화는 많은 간호사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라며 "이로 인한 죽음이 산재로 인정돼야 다른 간호사들도 병원의 구조적 병폐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2월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병원 내 괴롭힘 문화가 죽음의 원인으로 지목돼 논란이 일었다. 유가족은 숨진 지 5개월이 지난 같은해 7월 사망신고를 하고, 8월17일 근로복지공단에 "고인의 죽음은 업무상재해"라며 산재승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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