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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제 노사 줄다리기] “현행제도 보호장치 마련” vs “최대 1년 연장, 도입요건 완화”한국노총·경총,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에 의제 전달 … 내년 1월 현장 의견 수렴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이철수)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발족했다. <자료사진 경사노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를 둘러싼 노사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최근 정부가 재계 부담과 노동시간단축 현장안착을 위해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처벌유예를 3개월 더 연장하기로 한 가운데 재계는 현행 3개월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확대하자고 요구했다. 노동계는 현행제도 유지·시행에 따른 노동자 건강권 보호와 임금보전 같은 보호장치를 먼저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한국노총 “3개월로도 주 64시간 장시간 노동”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이철수)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2차 전체회의를 열고 논의의제와 해외 탄력근로제 도입 사례를 검토했다. 공익위원들이 일본·프랑스 탄력근로제 활용 사례를 설명했고, 노사는 탄력근로제를 중심으로 한 논의의제를 발표했다.

노동계가 포괄임금제 금지와 노동시간 제도정착 및 사각지대 해소, 탄력근로제 현행 단위기간 시행에 따른 보호장치 마련 등 노동시간 전반에 관한 문제를 의제로 제시했다. 반면 재계는 탄력근로제 확대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포함한 기타 유연근무제 보완을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올해 3월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당시 부칙에 담은 탄력근로제 확대 관련 내용을 근거로 현행 제도변경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사전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근기법 부칙 3조(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을 위한 준비행위)는 "고용노동부 장관은 2022년 12월31일까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 확대 등 제도개선을 위한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와 관련해 “근기법 개정이 장시간 노동을 개선함으로써 휴식 있는 삶과 일·생활 균형 실현을 기본방향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부칙 3조는 1주 52시간 상한제 및 공휴일 민간 확대적용의 제도정착과 현장실태를 파악하면서 탄력근로제 제도변경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며 “단위기간 3개월인 현행 제도만으로도 주 64시간까지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고, 30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1주 52시간 상한제가 2020년 1월 이후 시행됨에 따라 내년 12월31일까지 특정주의 최대 노동시간은 휴일노동 16시간을 포함해 최대 80시간까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현행 2주·3개월인 단위기간을 3개월·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탄력근로제 도입요건 역시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를 개별노동자 동의와 해당 근로자대표 협의로 완화하자고 주장했다. 현행법에 따라 노사가 사전에 합의해야 하는 근로일·근로일별 노동시간 설정을 기본계획 협의로 완화하고, 3개월(현행 2주) 탄력근로제 도입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 아님을 명시할 것도 요구했다.

경총은 “경직적인 근로시간제약 법제로는 기업의 국제경쟁력 유지가 어렵고 지금까지 유지해 온 생산량조차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기업은 1년 단위로 사업·인력운영·투자계획을 수립해 국제경쟁에 대응하기 때문에 3개월·6개월의 짧은 단위 탄력근로제는 이에 맞추지 못할 뿐만 아니라 관성적인 인사노무 관리 비용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총 “과반수노조 반대하면 제도 활용 못해”

재계가 제도 도입요건 완화를 요구하는 이유는 노사 서면합의 규정으로 노조가 반대할 경우 탄력근로제 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총은 “탄력근로제는 개별 근로자 동의와 해당 직무, 부서원 의사가 중요함에도 과반수노조 등 전체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요건으로 하고 있어 노조가 반대할 경우 제도를 활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경총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1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고, 재량근로제 대상업무를 노사 자율로 결정해 개별근로자 동의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노총은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자는 재계 주장에 대해 “1년 단위 탄력근로제를 도입한 주요 국가의 경우 대체로 법정 주 40시간 노동제 도입과 때를 같이했다”며 “일반적으로 1주 48시간(연장노동 포함)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노총은 또 “탄력근로제는 노동자 임금·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현행 3개월 단위기간 시행으로 인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24일 재계 부담과 노동시간단축 현장안착을 이유로 주 52시간 상한제 처벌유예를 내년 3월까지 연장했다.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가 내년 1월 말 노사정 합의를 목표로 사회적 대화를 추진 중인 만큼 2월 임시국회에서 근기법을 개정해 3월부터 단위기간이 확대된 탄력근로제를 현장에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사정 대화가 진행 중인데도 정부가 재계 요구를 받아 노동시간단축 계도기간을 일방적으로 연장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노동계가 통상임금과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맞추는 방안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동시간제도개선위는 재계 의견에 따라 내년 1월 열리는 4차 전체회의에서 현장 의견을 수렴한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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