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내부 협업을 망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임금피크제 운영실태를 공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 시절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강제로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현장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내년에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대병원은 만 58세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59세에 20%를, 60세에 30%를 감액한다. 노조 서울대병원분회는 임금 삭감에 따른 임금피크제 적용자 직무 개발을 요구했지만 현장에 적용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만 적게 받게 됐다.

분회는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제외 정부 권고마저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 따르면 급여수준이 매우 낮은 경우(기본급이 최저임금의 150% 수준 이하) 임금피크제 적용을 제외할 수 있다. 저임금으로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면 피크연령에 도달하더라도 임금을 감액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은 기본급이 최저임금의 150% 이하인 노동자들에게도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다. 분회 관계자는 “병원측에 수차례 적용제외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적용제외) 권고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며 “오히려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임금피크제 적용이 필수인 것처럼 고령노동자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분회는 2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 병원측에 인력충원과 비정규직 자회사 전환 철회, 복리후생 회복, 의료공공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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