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권 단속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오전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개최한 원내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유 수석부원장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는 점을 주목하면서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할 것"이라며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이나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로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영업행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에 경고를 한 이유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해 11월 1.50%로 오른 뒤 7개월째 동결 중인데도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2016년 하반기부터 오르고 있다.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2016년 9월 1.31%에서 지난달 1.79%로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5년 고정 후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 역시 1월2일 기준 2.564%에서 이날 2.700%로 급등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대응방향을 검토했다. 고 차관은 "금리 인상 여파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차주(대출자) 부담에 선제 대응하겠다"며 "시중금리 상승은 가계·기업부문에서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예측되지만 추가 불안요인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기준금리를 1.50~1.75%에서 1.75~2.0%로 0.25%포인트 올렸다. 올해 두 차례 더 인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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