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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정치인에겐 못 맡겨” 6·13 지방선거 노동자가 뛴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70여명의 노동자 후보들이 출마해 그들만이 던질 수 있는 메시지와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최저임금법 개정 논란으로 노동자 정치가 절실해졌다. <매일노동뉴스>가 주요 노동자 후보를 소개한다.
 

권수정 서울시의원 비례후보(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 비례후보(정의당)
8년 만의 진보 서울시의원 당선 눈앞에


“진보정당이 없었던 지난 8년, 서울시의회는 뭘 했는지 모르는 곳입니다.”

권수정(45·사진) 후보가 정의당 서울시의원 비례 1번으로 출마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정의당은 진보정당임에도 노동계 지분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과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을 지낸 권 후보가 1번으로 나서면서 당선 안정권에 들었다.

심재옥·이수정 전 민주노동당 의원 이후 끊긴 진보정당 소속 서울시의원 계보도 잇게 됐다. 권 후보는 “이번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두 거대정당이 똘똘 뭉쳐 다인선거구제를 축소하고 자기들 밥그릇을 유지했다”며 “성소수자 문제처럼 그들이 배제해 왔던 진보적 의제를 불러내고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년간 노동존중 특별시를 내세우며 적지 않은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노동자인 권수정 후보 입장에서는 부족하거나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서울시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렸지만 예산증액 없이 목표 인원만 늘렸어요. 노동이사제도 그래요. 노조 조합원은 노동이사가 될 수 없거든요. 노동자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한계가 있죠.”

권 후보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나 통계와는 달리 서울시 노동정책에 채워야 할 내용이 많다”며 “노동이 당당한 서울을 위해 가장 큰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윤 파주시의원 후보(녹색당)

김성윤 파주시의원 후보(녹색당)
“노동자도 즐기는 마을공동체 만들고 싶어요”


노동자 출신 녹색당 후보가 있다. 금속노조 경기북부지역지회 고양파주일반분회장인 김성윤(46·사진) 녹색당 파주시의원 후보가 주인공이다. 민주노총 후보 중 유일하게 녹색당 소속이다.

김 후보는 1991년부터 현장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노동자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계급”이라고 생각했던 노동운동가였다. 그런데 지역활동 중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6년 녹색당에 가입했다고 한다.

공약도 마을공동체 사업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읍·면·동장 직선제와 주민세 환원, 주민자치위원 추첨제 선출로 주민자치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노동운동가 출신답게 노동자 건강을 위한 공약도 내세웠다. 김 후보는 “공단이 밀집한 파주지역 시민들에게 유해물질 알림지도를 제공해 노동자와 시민들의 건강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노동자와 마을이 함께 사는 도시재생사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공단 노동자들은 퇴근한 뒤 집에서 잠만 자고 출근해요. 집값이 비싸 신도시에 살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금촌 같은 구도시에 몰려 있어요. 구도시를 정비해 공장 노동자들과 마을 주민이 어울리는 생동감 넘치는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김진숙 서울시장 후보(민중당)

김진숙 서울시장 후보(민중당)
“최저임금 개악, 노동자 직접정치 이유 보여줘”


“7530의 직접정치.”

홈플러스 노동자 출신으로 2015년 4월부터 3년간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이었던 김진숙(39·사진) 후보 캐치프레이즈다.

올해 최저임금이 7천530원으로 전년 대비 16.4% 오른 것은 촛불의 힘이라고 봤다. 그래서 촛불정신과 노동자 직접정치 의미를 담은 “7530의 직접정치”를 외치며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데 김 후보 구호가 민망해졌다. 국회가 지난달 28일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대폭 확대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탓이다. 최저임금 16.4% 인상에 관여했던 그가 받은 충격은 컸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는 노사가 팽팽히 맞서 왔던 사안이에요. 노사가 사회적 대화로 합의할 문제죠. 그걸 국회의원 몇 명이 개악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김 후보는 “기존 정치세력으로는 노동존중 사회를 실현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비정규직 없는 서울 △생활임금 1만원 실현 △노조 조직률 50% 실현을 공약했다. 노동자·시민 1천명이 참여하는 직접정치회의도 구상 중이다.

“절박한 노동자들이 나서지 않으면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요. 노동자들이 정치인이나 관료들에게 청원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정책을 결정하는 서울을 만들고 싶어요.”
 

전영수 울산시의원 후보(노동당) 정영상 울산동구 의원 후보(노동당)

정영상 울산동구 의원·전영수 울산시의원 후보(노동당)
원·하청 노동자가 나란히 진보단일후보로


정영상(58·울산 동구 의원·사진 오른쪽) 후보와 전영수(43·울산시의원·사진 왼쪽) 후보는 각각 현대중공업 원청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다. 정 후보는 현대중공업 정규직이고, 전 후보는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 노동자다. 두 사람 모두 울산지역 진보단일후보다.

전영수 후보는 사내하청 노동자 취업 블랙리스트 폐지와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면서 지난해 울산 염포산터널 교각에서 107일 동안 농성한 주인공이다. 오랜 농성 끝에 복직했지만, 세상은 전 후보가 교각 위에서 바라본 것과 다르지 않았다.

“농성장에서 내려가면 하청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고 노조 조직이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복직한 현장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움츠리고 있었습니다. 폐업·무급휴직·임금삭감 같은 구조조정에 속수무책이었어요.”

복직한 회사에서 조용히 일할 수 있었는데도 어렵사리 출마를 결정한 이유다.

전 후보는 “유세를 하면서 만난 주민들은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이 살아나야 지역 경기와 상권이 살아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지방선거에서 하청 노동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영상 후보는 87년 노동자 대투쟁과 현대중공업 골리앗 투쟁을 겪은 베테랑 노동자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밀집한 울산 동구에서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정 후보는 “다른 진보후보들과 함께 당선돼 노동자·서민을 위한 조례제정과 예산편성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경천 충북도의원 비례후보(더불어민주당)

최경천 충북도의원 비례후보(더불어민주당)
“노동자 정치를 하고 싶은데, 최저임금법 개정이…”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기준으로 내세운) 연봉 2천500만원이 고액연봉인가요? 한 달에 (올해 최저임금인) 157만원으로 살아 본 사람만이 최저임금을 얘기할 수 있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충북도의원(비례) 선거에 출마한 최경천(56·사진) 후보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노동운동 30년 경력으로 넥상스코리아노조 위원장과 한국노총 충북지역본부 사무처장을 겸직하는 최 후보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법 개정이었기 때문이다.

“상여금 정도만 최저임금에 포함될 것으로 생각했지 복리후생비까지 포함될 줄은 몰랐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더 기가 막힙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역 지지율은 한때 59%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비례 2번을 받은 최 후보는 여당 지지율이 52%만 나와도 당선된다. 4년 전 지방선거에도 비례대표로 출마했지만 낮은 당 지지율로 낙선했던 그에게 이번 선거는 기회다.

하지만 최저임금법이 발목을 잡고 있다.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마자 당 지지율이 떨어졌다. 하락세가 지속되면 당선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최 후보는 “두 번째 도전은 성공해서 노동자도 정치를 할 수 있고, 노조가 긍정적인 면이 많은 집단이라는 사실을 지역주민에게 알려 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양성윤 양천구청장 후보(정의당)

양성윤 양천구청장 후보(정의당)
“양천구청 공무원 20년, 이젠 구청장으로”


“서울 양천구에서 20년 공무원 생활을 한 저만큼 우리 지역을 잘 아는 후보가 있을까요?”

이번 지방선거에서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는 보수정권에 저항했다가 해직된 공무원 노동자들이 자신이 일했던 지역에서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으로 출마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성윤(54·사진) 후보가 대표적이다. 그는 90년 양천구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신문광고를 내고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2009년 해임될 때까지 양천구청 소속 공무원이었다. 일선에서 쌓은 공직경험과 공무원노조 경력까지 고려하면 주민 입장에서 행정을 펼치기에 적합한 후보다.

양 후보는 “해직 공무원들은 어떤 후보보다 주민을 위할 수 있고 기본을 갖췄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정권의 부당함에 저항했다가 해고됐기 때문에 자신의 소신대로 정책을 만들고 행정을 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에게 ‘양천구청에서 20년 일한 공무원’이라고 말하면 깜짝 놀라세요.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가 해고됐다’고 소개하면 ‘꼭 명예회복 하시라’고 격려해 주십니다.”

양천구청장은 지난 24년간 거대 양당이 독식했다. 부자동네인 목동·신정동, 가난한 동네인 신월동으로 양극화한 배경이다. 양 후보는 “양천구를 분열시킨 양극화와 거대 정당의 정치독식을 넘어설 것”이라며 “노동자도 얼마든지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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