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수협 고현마트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인이 장시간 노동과 높은 노동강도에 따른 업무스트레스라는 주장이 나왔다. 고인의 죽음을 업무상재해로 인정하고 사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무금융노조와 민주노총 거제시지부는 17일 오전 거제수협 고현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수협은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진상규명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고인의 유가족으로부터 장례일정 일체를 위임받은 노조는 거제수협에 사고 진상규명과 보상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한 차례 대화가 이뤄졌지만 거제수협은 노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장시간 노동과 업무스트레스가 고인의 죽음을 불러왔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자체 노동조건 조사 결과 고현마트 노동자들은 월 300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었고 인원충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노동시간단축을 이유로 4월부터 8시간 근무를 했지만 2인 근무에서 1인근무로 인원을 축소하면서 되레 노동강도가 집약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노조와 지부는 이날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교섭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으면 사업장과 거제수협 조합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다음주에 거제수협 특별근로감독을 한다. 대책위는 근로감독 결과를 보고 산재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거제수협 고현마트단에서 일하던 이아무개(42)씨가 이달 2일 마트 건물에서 투신해 같은달 9일 숨졌다. 고인은 사고 얼마 전 "출근하기 싫다"며 가족에게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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