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올림

“이재용 판결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선고공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30일 정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서울 강남구 농성장 앞에서 이어말하기를 했다. 반올림은 “다음달 9일 개막할 평창올림픽 등 다른 곳에 관심이 쏠린 상황을 틈타 이재용 부회장이 조용히 풀려 날까 우려된다”며 “법원은 최소 2심 구형량만큼은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특검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2심에서도 다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2심 선고는 다음달 5일이다.

이날 발언에는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 삼성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씨의 어머니 김시녀씨,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인 정수용 신부를 비롯해 10여명이 참여했다.

이상수 반올림 상임활동가는 “사법부가 삼성 앞에만 서면 한없이 초라해지고 작아진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라며 “법원은 이번 항소심에서 이재용에 대한 선고를 내리겠지만 사법부 자신에 대한 선고도 내린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진기춘 노동당 서초당원협의회 위원장은 “경영권자가 잡혀가면 큰일 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문제가 별로 없다는 걸 느끼고 있다”며 “대한민국도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데 삼성도 새로워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의 분노와 슬픔이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지만 농성장과 산재 피해 유가족들이 아직 여기 있다”며 “이들이 있는 한 더 많이 이 사태를 알리고,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삼성 직업병 피해 제보자는 320명이다. 삼성 반도체·LCD에서만 80명이 숨졌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