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회사가 추진하는 비정규직 복지차등 확대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기아차비정규직지회(지회장 김수억)는 23일 쟁의대책위원회 속보를 내고 “회사가 비정규직 사이의 분열과 갈등 조장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24일부터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회는 회사와 2017년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막바지 교섭을 하고 있다. 노사는 최근 열린 교섭단 간사협의에서 생산 외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직과 단체급식업체인 현대그린푸드 소속 노동자에게 성과급 250%에 격려금 222만원(상품권 30만원 포함)을 지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측이 생산을 담당하는 비정규직에게 주기로 한 성과급과 격려금은 각각 300%와 264만원(상품권 40만원 포함)이다.

그런 가운데 22일 교섭에서 회사는 현대그린푸드 소속 지회 조합원의 상품권 액수를 10만원 축소하는 내용의 후퇴안을 제시했다. 지회는 "회사가 요즘 비정규직별로 성과·격려금에 차등을 두더니 점점 그 폭을 키우려 한다"며 "차등 폭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회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지회 조합원을 생산·생산 외·현대그린푸드 등 소속별로 나눠 성과·격려금을 차등해 지급했다. 상품권은 생산과 생산 외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50만원) 지급됐는데 올해부터는 차등지급할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드 소속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상품권 액수도 축소될 상황이다.

김수억 지회장은 "회사가 원청 지시로 간사협의를 뒤엎고 개악안을 내놓은 것은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측의 분열공작을 단결로 바꾸고 내 밥그릇만이 아니라 함께 사는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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