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노동자들이 연평균 37명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고강도 노동환경이 탓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11일 우정사업본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우정사업본부 노동자 218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2년 38명, 2013년 37명, 2014년 38명, 2015년 35명, 지난해 38명, 올해 9월 32명으로 평균 37명이었다.<표 참조>

우정사업본부가 분류한 사망원인을 보면 질병 사망이 14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살(34명)·교통사고(29명)·익사(4명)·추락사(2명) 순이었다. 기타 사망원인에는 감전사고·저체온증·압사로 인한 사망이 포함됐다.

사망자 중 순직으로 인정된 사람은 24명(11%)에 그쳤다. 순직자 중에는 교통사고로 숨진 경우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질병은 8명, 압사·추락사는 각 1명이었다.

최명길 의원은 우정사업본부 직원 사망의 주요한 원인으로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목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경기도 가평우체국 휴게실에 쓰러져 뇌출혈로 사망한 집배원 A씨의 사망원인은 질병이었다. 그런데 A씨는 사망 전날 늦게까지 비를 맞으며 일했다. 사망 당일에는 오전 6시에 출근해 출장준비를 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5월 화물차와의 충돌로 사망한 대구 달서우체국 집배원 B씨는 자신의 구역이 아닌 다른 구역에서 다른 집배원의 배달 몫을 나누는 겸배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

우정사업본부 ‘집배업무 종사자의 평균 근로시간’에 의하면 지난해 집배노동자 평균 노동시간은 2천531시간, 월평균 초과노동시간은 50시간이었다.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노동시간인 1천763시간보다 768시간이나 많다. 우리나라 평균 노동시간인 2천69시간보다 462시간이나 많다.

최 의원은 “집배노동자 처우개선과 노동시간단축은 물론 창구업무에 종사하는 감정노동자와 각종 마케팅에 내몰리는 내근직 노동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사망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고 업무와 연관될 때에는 적극적인 피해보상과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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