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규모 축산물 도축·유통 사업장인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도축된 고기를 이송하는 장치를 수리하던 노동자가 작업 중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7일 NH농협중앙회노조(위원장 유지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7시께 충북 음성군 음성축산물공판장 지육1차 냉장고에서 회사 환경공무부 소속 유아무개(5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씨가 지육이송 레일의 방향전환 스위치 교체작업을 위해 고공사다리(전동리프트) 작업을 하던 중 사다리난간과 레일 사이에 끼여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노조는 “6일 부검이 이뤄졌는데 직접적인 사인은 흉부 압박이었고, 기타 특이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경찰이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지만 회사도 이미 산재를 인정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인력부족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업장에서는 하루 800마리의 소와 1천200마리의 돼지 도축이 이뤄진다. 기계설비 규모만 1천억원대다. 그런데 유씨와 같이 기계실 소속 설비점검 노동자는 3명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고용도 문제다. 회사는 정규직이던 직원이 정년 등을 이유로 퇴사하면 그 자리를 계약직으로 메웠다. 더욱이 지난해 유통량 증가로 도축설비가 2015년 대비 40% 증가했다. 하지만 기계실 정원이 3명으로 묶여 있어 유씨를 포함한 직원들이 격무에 시달렸다. 노조는 증가한 설비량에 따라 최소 5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지섭 위원장은 “안전수칙상 2인1조로 수리작업에 투입돼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사망한 조합원도 당일 출근시간보다 이른 새벽 5시40분께 회사에 나와 혼자 일하다 변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회사는 설비 증가에 따른 인력증원에 나서고, 정규직이 있던 자리에 계약직을 채용하는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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