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노조
업계 최초로 추진되는 토목건축업 산별중앙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용자인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들이 중앙교섭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면서 상견례에 나오는 것조차 꺼리기 때문이다.

18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철근콘크리트 업체와 상견례 및 1차 교섭을 했다. 당초 노조 조합원이 일하는 168개 업체를 대표한 교섭단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전·세종지역 업체 3곳과 서울지역 1개 철근콘크리트 업체 등 4곳만 참여했다. 업계 최초라는 의미부여가 무색할 정도로 저조한 참여율이다.

노사는 이날 교섭에서 노조 요구안 설명과 차기 교섭날짜만 정하고 헤어졌다. 차기 교섭은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서 열린다.

서울·경기·인천지역 81개 업체로 구성된 서울경인지역철콘협의회는 14일과 17일 건설산업노조와 건설노조에 각각 공문을 보내 "운영위원 및 임원진 확정이 안 됐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서 예정됐던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와의 상견례도 무산됐다.

이달 12~13일까지만 하더라도 서울경인지역철콘협의회가 참여하는 상견례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냐는 예상이 높았다. 실제 건설산업노조는 지난 12일 "전국 건설업체들이 양대 노총이 (각각) 주관하는 상견례에 전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리기도 했다.

서울경인지역철콘협의회 관계자는 "서울경인지역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그동안 해 왔던 대로 하자'는 분위기가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지금까지 서울경인지역은 현장별 교섭, 대구경북·부울경·광주전남에서는 지역별 교섭을 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경인)쪽만 너무 앞서가지 말라는 요구도 있다"고 말했다. 운영위원과 임원진이 결정되지 않아 교섭에 나올 수 없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건설노조는 "건설사들이 몇 차례 교섭 연기를 요청하면서 원만한 교섭이 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19일 서울 동작구 대한전문건설협회 앞에서 사측의 교섭해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다.

한편 서울경인지역철콘협의회·대구경북철콘협의회·부울경철콘협의회·광주전남지역철콘협의회는 25일 오후 전문건설협회에서 총회를 열고 중앙교섭에 응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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