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정국은 16년 만에 여소야대로 재편됐다. 노동자 출신들도 약진했다. 이 소식이 11위에 올랐다. 30명의 노·사·정·전문가가 지지했다. 민주노총 지지후보 중에서는 정의당 노회찬, 무소속 김종훈·윤종오 후보가 당선됐다. 한국노총 출신은 9명(새누리당 4명·더불어민주당 5명)이나 원내진출에 성공했다. 자연스럽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도 노동계 출신 의원들이 대거 포진했다. 환노위에는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장석춘·이용득·문진국 의원과 한국노총 여성담당 부위원장 출신 임이자 의원,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한정애 의원(재선)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체가 속속 드러났던 10월부터 박근혜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졌다. 노동계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11월1일부터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시국농성에 돌입했고, 11월30일에는 전국 16곳에서 정권퇴진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노동시장 구조개악에 반대했던 한국노총도 동참했다. 청와대와 각을 세우면서도 대통령 퇴진 구호를 내걸지 않았던 한국노총은 11월3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이 사건은 27명이 선택해 12위를 기록했다.

대법원이 산별노조 지부·지회가 산별노조를 탈퇴해 기업노조로 조직형태를 바꿀 수 있다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산별노조 중심 노동운동이 된서리를 맞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월19일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가 2010년 기업노조로 조직형태변경 결의를 한 것이 유효한지를 다투는 사건에서 지회 독자성을 부인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산별노조를 통한 노동자 보호냐 근로자 노조 선택의 자유냐 중에서 후자가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비슷한 쟁점을 다투는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는 후폭풍을 불렀던 이 사건은 13위(27명)에 선정됐다.

올해는 노동계만 "최저임금 1만원"을 외치지 않았다. 총선이 있었던 탓인지 여야 정치권에서도 바람이 불었다. 정의당은 3년 내 1만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2020년까지 1만원, 새누리당은 2020년까지 8천~9천원 달성을 공약했다. 정당을 불문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매년 두 자릿수 인상을 해야 했지만 혹시나 했던 기대는 역시나로 끝났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7.3%(440원) 오른 6천470원(월급 135만2천230원)으로 결정했다. 26명(14위)이 주요 뉴스로 뽑았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4~6월 1천503개 사업장에 위법하거나 불합리한 단체협약을 자율적으로 개선하라고 권고하면서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했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체결한 단협을 칼질한 사건이 15위(23명)에 올랐다. 국회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203명이 내년부터 국회 사무처에 정규직으로 직접고용된다. 국회가 이달 3일 본회의에서 청소용역 노동자 직접고용 예산 59억6천300만원을 의결하면서 실현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우중충한 정국에 단비 같았던 이 소식이 16위(20명)를 차지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된 노동 4법이 20대 국회에서 재발의된 사건은 17위(19명)를 기록했다. 공동 18위(18명)에는 파견노동자들이 독성물질인 메틸알코올(메탄올)에 중독돼 실명한 사건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정규직화 방안 합의로 11년 만에 불법파견 논란이 일단락된 소식이 목록에 올랐다. 공동 20위에는 '노조파괴 용병' 논란을 빚었던 자동차 부품업체 갑을오토텍 직장폐쇄와 장기농성, 11월28일 공개된 뒤 박정희 정권 미화와 친일파 행적 축소 같은 편향성 논란에 휩싸인 국정교과서 문제가 뽑혔다. 공동 18위보다 한 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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