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을지대병원지부(지부장 신문수)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눈에 띄게 환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부 파업은 8일로 13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부는 환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을지대병원이 재개되는 교섭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지부에 따르면 평소 800명에 이르렀던 을지대병원 입원환자가 현재 270명으로 줄었다. 하루 평균 2천600여명이던 외래환자는 1천900여명으로 감소했다. 11개 병동 인력이 대부분 파업에 참여하면서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떠나고 신규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정호 노조 대전충남본부 조직국장은 “병원은 파업이 장기화돼 참가자들이 지치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 같다”며 “진료 예약이 취소되고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가는 상황에서 을지대병원은 의료기관으로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을지대병원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병원 노사는 지부가 지난달 27일 파업에 돌입한 뒤로 한 차례도 교섭을 갖지 못하다 이날에서야 조정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병원측은 지난달 31일 2박3일 동안 집중교섭을 통해 파업 사태를 해결하자는 지부의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지부에 따르면 노사는 이달 17일께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회의를 갖기로 했다.

지부는 조정회의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신문수 지부장은 “병원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장기 파업을 유도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