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서 잊을 수 없는 간이역이었다고 말해질 수 있는 그런 꿈같은 집을, 이 세상에 전에는 없던 집을, 함께 짓자.”(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창립선언문)

비정규 노동자들을 위한 여름방학 외갓집 같은 공간, 서울 한복판에 세워진 비정규 노동자들의 쉼터.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이 지향하는 공간이다.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9층에서 ㈔꿀잠 창립총회 열었다.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상경투쟁에 나선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무료 숙식을 제공하는 공간을 짓기로 했다. 이곳을 비정규 노동운동과 관련한 각종 지원·연대·교육 활동의 구심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길에서 먹고 자던 기륭전자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이 발단이 됐다. 2014년 말 ‘기륭전자 비정규 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는 쉴 곳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지난해 7월 기륭전자 투쟁 10년을 평가하는 토론회에서 비정규노동자의집 설립이 공식 제안됐다. 그해 말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노동단체 방문 설명회와 자동이체(CMS) 회원 모집, 포털사이트를 통한 스토리펀딩 등의 활동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이날 창립 선언 후 대략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8월 말까지 최대 20명의 침식이 가능한 부지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10월 초까지 총 사업비 10억원 중 7억원 모금을 완료할 계획이다. 12월 말 개소와 함께 건립총회를 연다. 조현철 예수회 신부 겸 서강대 교수가 이사장을 맡았다.

비정규노동자의집 관계자는 “현재 3억원 정도의 사업비 모금을 완료한 상황인데 1억원이 더 모이면 담보대출과 병행해 부지 선정과 매입에 나설 것”이라며 “타지 비정규 노동자들의 상경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영등포나 서울역처럼 역인근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부지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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