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공공부문 노조 대표자들이 2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제 도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정부가 28일 간부직에만 적용하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일반직원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올해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공무원과 민간기업인 금융권까지 성과연봉제를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을 연이어 밝혔다.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노정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간부직인 1~2급에만 적용하던 성과연봉제를 일반직원인 4급까지 확대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자는 전체 직원 7% 수준에서 70%로 10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등급에 따른 연봉 차등 폭도 확대한다. 공기업은 상반기에, 준공공기관은 연말까지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성과연봉제를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이달 26일에는 공무원 성과연봉제 확대방안을 담은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적용 대상 공무원을 전체의 4.5%(과장급 이상) 수준에서 15.4%(5급 이상)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공기업을 필두로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일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성과연봉제 도입 같은 금융개혁 정책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올해 인건비 인상분의 절반을 삭감하는 내용의 금융공기업 경영 인센티브 인건비제도 도입을 확정했다.

노동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 공공노련·공공연맹·금융노조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노조는 “성과연봉제는 직원 간 경쟁을 격화시키고 노동조건 하락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저성과자 퇴출제로 이어질 것”이라며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에 맞서 공동투쟁을 전개하면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노동개악 정당을 심판하는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무원 노동계와의 연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계 관계자는 “공무원 노동자와 연대전선을 구축해 대정부 투쟁을 벌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공무원 노동계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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