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 노조탄압 논란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노조 지부장이 단식농성 20일 만에 쓰러졌다.

5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홍명옥 인천성모병원지부장은 지난 4일 저녁 구토 등 급격한 탈진증세를 보여 인천의료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홍 지부장은 인천성모병원 노조탄압 해결을 위한 천주교 인천교구장 면담을 촉구하며 지난달 16일부터 천주교 인천교구 답동 주교좌성당 입구에서 단식농성을 벌여 왔다.

노조는 오랜 단식 외에도 주교좌성당 평신도협의회의 농성장 강제철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평신도협의회가 농성 중단을 요구하며 긴장상태를 조성하고 지난달 16일과 이달 3일 두 차례 농성장을 철거한 데 따른 충격이 단식농성자의 심신쇠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홍 지부장은 당분간 입원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식농성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태다. 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로 103일째 릴레이 단식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노조는 "홍 지부장이 쓰러지기까지 20일 동안 인천교구는 노조·시민과의 대화를 거부했을 뿐 아니라 평신도협의회를 내세워 끊임없이 농성장을 침탈해 왔고, 특히 3일 벌어진 침탈은 여성노동자로서 견디기 어려운 가혹한 폭력행위였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인천교구는 지금이라도 사람을 살리는 자세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인천교구와 병원측이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집회와 1인 시위·대시민 홍보전·토론회를 하는 등 적극적인 규탄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바티칸 교황청에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2차 바티칸 원정투쟁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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