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 KTX 운영회사인 ㈜SR이 열차운전을 제외한 열차정비·선로 유지 보수 같은 핵심업무 대부분을 철도공사(코레일)에 위탁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쟁체제 도입을 목적으로 출범한 SR이 공사에 주요 업무 대부분을 맡기려 하면서 차라리 공사와 SR을 통합시키는 게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철도노조는 5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철도산업 경쟁체제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공사와 SR의 통합운영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SR은 올해 하반기 서울 강남 수서역을 출발해 목포와 부산으로 향하는 제2 고속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수서역을 포함해 3개의 역만 SR 전용역이고 나머지 정차역은 공사 소속 역이다.

노조에 따르면 SR은 열차 기관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공사에 위탁할 방침이다. 고속구간 선로·전기·신호 등 시설물에 대한 유지보수와 사고 복구업무 같은 안전업무도 공사에 위탁한다. 이와 관련해 공사와 SR이 위탁업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업무 협의 과정에서 외주화 확대도 우려된다. 노조 관계자는 "차량정비 업무위탁 협의 과정에서 SR은 원가에도 못 미치는 단가를 공사에 제시했다"며 "SR을 사실상 조정하고 있는 정부 요구대로 계약단가가 결정될 경우 공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차량 정비업무의 50% 이상을 외주위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사는 차량 정비업무의 30%를 외주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노조는 "정부가 주장하는 철도 경쟁체제가 차량·시설 유지보수·안전업무 등 철도운영 핵심업무 일체를 외주위탁해 껍데기뿐인 철도운영회사를 만드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며 "정부는 안전업무 외주화 확대 계획을 중단하고 수서발 KTX를 공사가 통합해서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 직후 광주송정역 광장에 천막농성장을 설치했다. 농성장을 기점으로 삼아 수서발 KTX의 문제점을 광주 시민들에게 알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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