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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노동자가 말하는 노동 5법의 미래] 1. 노동개혁, 저임금 무기계약직 임금깎기정현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 사무처장

정부와 새누리당은 ‘노동개혁 5대 입법’이라고 쓰지만 노동자들은 ‘노동개악 5대 입법’이라고 읽는다. 비정규직을 늘리고, 해고를 쉽게 하며,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새누리당 노동입법에 대한 입장을 글로 보내왔다. <매일노동뉴스>가 하루에 한 편씩 지면에 소개한다.<편집자>
 

   
▲ 정현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 사무처장

나는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실에서 매일 5시간을 일하는 초등돌봄전담사다. 전국 학교에 나 같은 비정규직이 40만명에 달한다. 학교는 비정규직 백화점이다. 급식실·교무실·행정실·도서실·상담실·수업강사 등 80여개 직종에서 직접고용·간접고용·단시간으로 일한다. 대략 연봉 600만~2천만원을 받는다. 저임금 천지다. 95%가 여성이고, 다수는 학생을 자녀로 둔 40~50대 엄마들이다.

2010년부터 강원도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나는 2013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정부는 자랑스럽게 정규직으로 분류하지만, 1년에 한 번씩 계약서 쓰는 일이 사라진 것 말고는 그대로다. 하루 5시간씩 주 25시간 근무하며 월 급여는 95만원, 저임금은 그대로다. 더 일하고 싶지만 내 뜻대로 그럴 수도 없다. 일도 월급도 결핍된 일상이 쌓여 가던 어느 날, 교육청 지침 한 장에 임금이 깎이는 일이 벌어졌다. 강원도교육청이 ‘2015년 처우개선지침’을 일선 학교에 내려 주40시간 미만 노동자의 근무경력을 일일 비례가 아닌 시간 비례로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이전까진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만 적용하던 기준을 40시간 미만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40시간 미만 시간제 노동자들은 장기근무가산금(근속수당)과 퇴직금에서 큰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편의상 하루 4시간 주 20시간 일하는 급식실 조리원 사례를 보자. 장기근무가산금은 노동조합의 피땀 어린 노력 끝에 2013년 말 국회를 통과해 2014년부터 적용된 수당이다. 만 3년 근무하면 월 5만원씩 지급되고, 1년마다 월 2만원씩 인상된다. 그런데 새로운 처우개선지침이 적용되면 시간제 비정규 노동자들은 전일제 직원들이 3년 근무하면 받는 장기근무가산금을 6년을 일해야 받게 된다. 게다가 해마다 격차가 두 배씩 벌어지니 퇴직금 계산에서도 큰 손해를 입게 된다.

말만 처우개선 지침이지 사실상 비정규직 임금삭감 지침을 내린 것이다. 정부가 말하는 취업규칙 개정이 이런 것일까. 교육청에 묻고 싶다. 벼룩의 간을 내먹지 월급 60만~95만원 시간제 비정규직에게 이게 할 짓인가. 잔업이 많아 주 60시간 근무하면 근무경력을 1.5배 적용하지도 않지 않는가. 이전과 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은 깎인다. 더 많은 일을 해도 임금이 늘지 않는 방식은 누굴 위한 것일까. 시간제 비정규직을 제물 삼아 강원도교육청이 예산을 확충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노동조합과 협약을 체결한 것도 아니고, 노동자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은 것도 아니다. 강원도교육청이 일방적으로 40시간 미만 근로자의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바꿔 버린 셈이다.

지난 6월12일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라며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지난 3년간 전체 임금이 올랐으니 일부 불이익이 있어도 전체적으로는 불이익이 아니니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이게 말인가, 당나귀인가. 그럼 앞으로도 전체 손익계산상 손해가 없을 때까지 멋대로 임금을 깎아도 된다는 말인가. 이 지경이니 임금피크제 도입도 일사천리다. 연봉 2천만원도 안 되는 학교비정규직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건 지나치다고 호소했지만 수용불가란다. 교육청도 노동청도 비정규직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억울함을 호소할 길이 막막하다. 말로만 그런지 모르지만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는 현실이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정부는 ‘노동개혁’이라는데 전혀 개혁으로 느껴지지 않는 요즘이다.

제대로 임금을 받는 무기계약직은 정녕 욕심인지 정부에 묻고 싶다. 노동개혁은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 해결을 위한 것이라는데, 나 같은 저임금 무기계약직의 처지가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정부 지침 한 장에 쥐꼬리 임금마저 쓱 베어 나간다. 국민은 재벌이 부정부패와 탈세·착취의 온상이라는데, 정부가 그런 재벌을 개혁하자고 달려드는 것을 평생 본 적이 없다.

재벌들이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며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지만, 정작 돈만 쌓아 놓고 좋은 일자리에는 관심 없는 재벌을 개혁하진 않는다. 재벌들은 세금을 깎아 주고, 시간제 노동자들은 임금을 깎는다. 왜 비정규 노동자들이 개혁의 대상이고 벼랑으로 내몰려야 하는가. 골똘히 돌아봤다. 그래도 일생에 재벌 덕을 본 것이 하나라도 있지 않을까. 관두자!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정현미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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