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처우를 개선하겠다던 국회의 약속이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3일 국회에 따르면 내년 국회인턴 인건비 예산은 109억원으로 확정됐다. 당초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7일 국회인턴 인건비 예산 109억원에 처우개선비 26억원을 증액하고 인턴 기본급을 월 130만원으로 현행(120만원)보다 10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해당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국회 운영위원회는 인턴 처우개선 명목으로 46억의 예산을 증액하기로 했지만 예산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내년 예산 109억원도 이미 삭감된 금액이다. 당초 올해 9월 국회사무처가 제출한 인턴 인건비 예산안은 124억원이었다. 기본급 130만원·연 2회 상여금 지급·초과근무수당 인상계획을 담았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서 대부분 삭감됐다. 기본급도 126만원으로 줄었다.

올해 9월 기준 국회 인턴은 562명이다. 이 중 52%가 1년 이상 근무했다. 사실상 모든 국회의원들이 인턴을 상시적으로 장기 운영하고 있는데도 처우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회인턴 기본급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9년째 120만원이다. 내년 기본급은 126만원인데, 국회 운영위원회는 예산안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영철 국회인턴유니온 위원장은 "국회 운영위원회는 기본급 10만원 인상을 의결하고도 예산은 상정조차 안 했다"며 "고작 4만원 인상분마저 삭감하고 사실상 임금을 동결하면서 10년째 국회인턴의 처우개선을 내팽개치는 국회가 올바른 청년일자리를 외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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