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이 가시화하고 있다. 용역회사들이 9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전향적인 임금인상·처우개선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민들레분회는 8일 "병원과 용역회사가 밥값 차별을 해소하고 고용안정 대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생존권을 건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분회는 경북대병원 본원과 칠곡병원 두 곳의 청소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두 용역회사와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경북지노위 조정절차를 밟고 있다.

분회와 용역회사는 임단협에서 임금인상과 밥값 지원 문제를 두고 갈등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본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 중 저녁에 출근하는 이들은 병원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하지 못한다.

칠곡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임단협에서 1천원으로 병원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그런데 합의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정규직은 1천원에 밥을 먹는 반면 청소노동자들은 3천100원을 내야 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안전교육과 안전장비를 받지 못했던 청소노동자들은 위험수당 인상도 요구하고 있다. 용역업체 변경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보장하라는 요구에 대해 용역회사는 "경북대병원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분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임금인상·식사제공·고용안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부득이하게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경북대병원과 용역회사가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면 비정규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분회는 이달 3~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했다. 투표율 95.9%에 찬성률 86.3%가 나왔다. 분회 조합원은 12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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