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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과 시민이 협력해 사회적경제 활성화하자”서울시·GSEF ‘사회적경제와 사회복지 및 일자리 국제세미나’ 열어
   
▲ 정기훈 기자

중산층 삶은 붕괴되고 사회적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청년·여성·장애인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비단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가 겪는 문제다. 1대 99의 사회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가. 각국에서 온 사회적경제 전문가들은 “공공과 시민이 협력해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서울시와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2015 서울조직위원회는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사회적경제와 사회복지 및 일자리’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매일노동뉴스와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가 주관했다. GSEF는 사회적 혁신도시와 민간단체가 함께 도시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국제기구다. 서울시가 초대 의장도시다. 이달 4~5일 이틀간 서울에서 GSEF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박성국 매일노동뉴스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사회적경제는 이윤 극대화가 최고 가치인 시장경제와는 달리 사람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경제”라며 “오늘 세미나는 빈부격차와 일자리 위기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해결하는 사례를 나누고 협력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엄연숙 서울시 일자리기획단장(GSEF 사무국장)은 “GSEF는 국가경제뿐만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민간활동가가 손잡고 전 세계 사회적 문제를 연대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며 “사회적경제에 공감하고 기여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GSEF 운영위원회 참가국인 캐나다·영국·일본·한국 등 전문가들이 사회적경제 방식의 공공복지 수급에 대한 각국 사례를 공유하고 확대하고자 마련한 자리다.

퀘벡, 다양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

이날 조한느 라보에 캐나다 몬트리올시 사회적경제국장은 ‘사회복지와 사회적경제, 퀘벡의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라보에 국장에 따르면 퀘벡주는 보건복지센터·지방정부센터·주택조합·비영리기구 등 사회적경제 기구들이 시정부 구조 속에서 펀딩을 받으며 상호 교류하고, 이해당사자들도 참여시킨다.

청년고용센터를 설립해 30세 미만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장애인 커뮤니티와 긴밀히 협의해 장애인기업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비영리단체와 주택조합이 참여해 합리적 비용으로 2만3천개의 주택을 구입해 무주택자를 지원했다. 새로운 가족정책의 일환으로 6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2천여개의 탁아소 서비스를 제공했다. 고령자나 장애인 같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100여개 기관에서 가사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런데 사회적경제 정책은 주지사가 교체될 때마다 부침을 거듭했다. 라보에 국장은 “2007~2011년 진보정부하에서는 사회적경제 지원이 유지됐으나 정권이 바뀐 뒤에는 탁아소 영리화·청년고용센터 예산 축소가 추진되면서 정책이 후퇴했다”며 “현재도 보건·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민영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낙담할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700여개 신용조합과 100여개 사회적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데다, 일자리 창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조합에서 4만2천개, 탁아소에서 4만개 등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모두 16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퀘벡주정부는 지난해 사회적경제를 위한 액션플랜을 발표하기도 했다.

라보에 국장은 “사회적경제는 갈수록 전체 경제에서 중요한 분야를 차지한다”며 “공공과 시민이 협력해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공공임대지역 사회적경제 모델

한국의 경우 서울시 공공임대지역 사회적경제 사례가 소개됐다. ‘공공임대지역에서 복지+사회적경제’ 주제발표에 나선 호은지 서울시복지재단 지역복지본부 복지공동체팀 주임은 “2012년 공공임대지역에서 잇단 자살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듬해 서울시가 공공임대주택 종합개선대책을 내놨다”며 “그 일환으로 길음·면목·노원지역 공공임대지역에서 지역복지기관이 주민과 함께 주민경제조직을 운영하면서 특정 복지이슈를 해결해 가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노인 일자리가 핵심 복지이슈였던 길음지역에서는 길음종합사회복지관과 예비사회적기업인 ㈜살기좋은마을이 동등한 협업을 통해 택배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역 내에서는 주민과 상가협의회, 지역 외에서는 파슬넷과 CJ 등 기업과의 관계를 만들었다.

면목지역에서는 장애인청년 취업훈련과 일자리 창출이 핵심 이슈였다. 면목종합사회복지관이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면서 주민협동조합인 ‘이야기가있는사람들카페’를 육성했다. 이 카페는 장애인청년 부모들로 이뤄진 곳인데, 장애인청년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한 뒤 일자리로 연결시켰다. 노원지역에서는 아동·청소년 먹거리와 돌봄문제 해결을 위해 노원지역자활센터와 자활사업단 꿈누리밥상이 결합해 지역 아동·청소년에게 친환경 먹거리를 제공했다.

호은지 주임은 “주민경제조직과 비즈니스를 결합한 모델을 통해 길음지역은 노인일자리 27개, 면목지역은 장애인청년 일자리 10개, 노원지역은 지역주민 일자리 44개를 창출할 수 있었다”며 “실적 위주보다는 사회적 성과를 먼저 생각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사회적경제 생태계와의 연계·협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주민과 소통으로 사회적경제 실험

일본에서는 도쿄도 세타가야시 사례가 소개됐다. 시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사회적경제를 이끈 경우다. 히데키 모리하라 세타가야시 정책보좌관이 ‘주민참여를 통한 사회복지정책 수립과 사회적경제 촉진’ 주제발표를 맡았다. 세타가야시는 인구 88만1천733명의 도시다.

히데키 정책보좌관은 “노부토 호사카 시장이 참여민주주의 가치와 원칙을 도입했다”며 “다양성과 평등성, 정보공개를 통해 시민참여를 근간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또 타운미팅·핫라인 등을 통해 시민들과의 직접 채널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회적경제 차원에서는 청소년과 고령자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세타가야시는 아동·청소년과 고령자가 동시에 늘고 있는 도시”라며 “생계가 어려운 청소년을 지원하는 등 청년을 위한 행정지원체계를 마련하고자 지역주민과의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청년층 일자리 지원을 위해 청년고용센터를 만들고 지역 내 대학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히데키 정책보좌관은 “고령층 가운데 치매환자가 증가하는 등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가 늘고 있다”며 “새로운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27개 행정사무소를 복지사무소로 활용해 공무원과 비영리단체 직원이 함께 팀을 꾸려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지원을 위해서는 지역주민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시정부가 그 같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경제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는 캐린 우들리 로컬리티 이사 및 캠브리지 하우스 대표가 ‘영국의 맥락-공공복지, 삶의 기준과 빈곤’을, 로베르토 디메글리오 국제노동기구(ILO) 수석전문가가 ‘고용창출에서의 SSE(사회연대경제)의 역할’을 주제로 각각 발표에 나섰다. 그레즈나 시에슬락 폴란드 바르샤바시 수석전문가와 앤터니 웡 사회서비스홍콩위원회 업무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연윤정  yj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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