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JT친애저축은행지회(지회장 김성대)가 올해 임금인상률로 38.7%를 요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지회는 "올해 4월 지회 설립 후 첫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10월8일 재개한다"며 "임금요구안은 한국은행 경제성장률 전망치 2.8%와 물가인상률 0.9%, 동종업계와의 평균임금 차이를 고려해 38.7%로 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지회는 9월 초 사측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38.7%라는 다소 파격적인 임금요구안은 JT친애저축은행의 급여 수준이 동종업계를 턱없이 밑돈다는 방증이다. 김성대 지회장은 "서울·경기에 본점이 있고 JT친애저축은행과 비슷한 자산규모를 가진 10개 저축은행사의 평균연봉 수준을 조사해 봤더니 우리와 약 35% 이상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예컨대 저축은행 대리급 평균 연봉이 4천800만원이라면 JT친애저축은행은 3천700만~3천800만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JT친애저축은행이 다른 저축은행 평균보다 떨어진 수준의 연봉을 받는 이유는 J트러스트가 2012년 부도난 미래저축은행을 자산부채인수(P&A) 방식으로 인수하면서 직원들의 연봉을 20%씩 일괄 삭감한 탓이다. 당시에도 미래저축은행의 임금수준은 업계 평균보다 낮았는데, 인수합병 과정에서 계약직으로 고용승계를 하면서 연봉이 대폭 삭감됐다. 직원들은 1년 뒤 정규직으로 다시 전환됐지만 삭감된 임금은 복원되지 않았다.

지회는 광고비를 줄이면 임금인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광고비로만 127억원을 집행했다. 김 지회장은 "광고비로 엄청난 비용을 쓰면서 직원들에게 줄 돈이 없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며 "회사는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79개 저축은행 중에서도 매출액이 최하위권이기 때문에 급여도 상대적으로 낮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지회 요구가 합리적 수준인지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노사는 6월11일 임금·단체협상 상견례를 갖고 교섭을 시작했지만 사측이 7월 들어 새로운 인사평가제도를 실시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사측은 "인사평가제도 실시로 임금인상 효과가 났다"며 "올해 임금교섭은 건너뛰고 2016년도 임금교섭을 하자"고 주장했다. 노사는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쳐 임단협을 재개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