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사태를 계기로 재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흥국생명·티브로드 케이블방송을 운영하는 태광그룹의 원·하청 불공정 거래와 노조탄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의당·참여연대·사무금융연맹·희망연대노조는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감 몰아주기·부당해고·원하청 상생협약 파기 등 반사회적 경영을 하고 있는 태광그룹을 본보기로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광그룹은 2001년 태광산업에 이어 2004~2005년 흥국생명 구조조정·노조탄압 논란으로 노동계에 악명이 높은 기업이다. 최근에는 일감 몰아주기와 오너 일가 고배당 문제, 위장도급 문제로 "반사회적 재벌경영의 종합선물세트"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승호 노조 티브로드지부 사무국장은 "태광그룹 티브로드 케이블방송이 최근 4개 방송법인을 합병하고 기업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2013년에 맺은 원·하청 상생협약을 어기면서 간접고용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중간착취를 심화시키고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국장은 "태광그룹 티브로드는 사회적이고 인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형철 흥국생명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의장은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없었는데도 노조 무력화를 위해 해고를 단행했다"며 "해고자들은 11년째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태광그룹은 지난해 사내유보율이 4만5천936%나 됐는데도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비정규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노동탄압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태광그룹을 본보기로 재벌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8일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태광그룹 지배구조 및 경영실태 문제점과 사회적 책임방안 마련 토론회'를 열어 재벌개혁 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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