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버스기사가 회사의 노조 탄압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공공운수노조 인천지역버스지부와 전국운수산업민주버스노조에 따르면 인천시 부평구 ㄱ여객 소속 김아무개(56)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직원이 발견해 이날 오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회사 정문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통해 김씨가 이날 새벽 1시10분께 회사 앞 은행나무에 스스로 목을 매는 장면을 확인했다.

김씨의 바지 주머니에서는 A4 용지 1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노조에 가입해 활동한다는 이유로 징계가 지나쳤다", "부당한 징계를 민주버스 조합원들에게 남발한 데 대해 목숨으로 항의한다" 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의 자택에서 발견된 유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부와 노조에 따르면 김씨는 최근 징계 문제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지난 6월 초 버스운행 중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사고로 60일 정직의 중징계를 받은 상태였다. 노조 관계자는 "김씨는 과거 다른 교통사고를 원만하게 처리하는 조건으로 사측으로부터 노조탈퇴 회유를 받은 적이 있다"며 "노조를 탈퇴했다가 최근 다시 가입했는데 과한 징계를 받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ㄱ여객에는 지부 ㄱ여객지회와 민주버스노조를 비롯한 4개 복수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민주버스노조 조합원이었다. 노조는 김씨 자살사건과 관련해 공동대응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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