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울산본부
울산지역 10여개 병원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들과 짜고 산업재해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중공업노조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울산지역노동자건강대책위원회는 24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산재은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올해 4월20일부터 열흘간 현대중공업 본사가 위치한 울산 동구 지역 정형외과 10여곳을 중심으로 산재은폐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62건의 산재은폐 의심사례를 찾아냈다.

'죽음의 공장'으로 불리는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해 9명의 하청노동자가 산재사망사고로 숨졌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14일 발생한 사내 교통사고와 이달 11일 벌어진 작업 중 압착사고로 하청노동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은폐되는 크고 작은 산재사고가 끝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핵심적인 문제는 하청업체와 병원 간 유착관계”라며 “작업 도중 다쳐도 병원은 업체 요구에 따라 개인적인 질병 또는 자택 계단에서 굴렀다는 내용의 초진기록을 작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이 산재사실을 숨겨 주고 있다는 얘기다.

노조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을 수차례 항의방문해 병원과 업체의 유착관계, 원청의 책임을 촉구했다”며 “노동부는 인력부족을 이유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노동부 울산지청을 방문해 실태조사 결과를 담은 진정서를 접수하고 해당 하청업체들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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