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스테크놀로지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대만 원정투쟁에 나선 한국인 노동자 2명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투쟁 과정에서 대만 경찰에 연행된 노동자 2명은 한국으로 추방됐다.

4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정규전 노조 경기지부장과 이상목 하이디스지회장이 이날부터 대만 현지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대만 경찰이 전날 하이디스 모기업인 유엔풍유(YFY)그룹 허쇼우추안 회장의 집 앞에 설치된 고 배재형 전 지회장 분향소를 철거하고, 이 과정에서 연행된 한국인 노동자 2명을 강제로 추방한 것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노조는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대만 정부가 범죄자로 취급하며 내쫓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며 “대만 정부는 YFY그룹이 하이디스 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서도록 적극 중재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특히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YFY그룹에 있다”며 “우리는 허쇼우추안 회장에게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답을 듣기 전에는 회장 집 앞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전인수 하이디스 대표이사를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명예훼손)와 노조 조직·운영에 대한 지배·개입(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5일 조합원총회가 아닌 확대간부회의가 있었고, 그 자리에서 고인(고 배재형 전 지회장)은 회사와의 논의사항들에 대해 조합 간부들로부터 책임을 지라고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고인이 ‘죽어서 책임지면 되지 않겠냐’는 말을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났다고 알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가 정리해고 문제 때문이 아니라 마치 노노갈등에서 비롯된 것처럼 읽히는 대목이다.

노조는 “고인은 지난달 5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고, 당시 노조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조합 간부로부터 공격당할 이유가 없다”며 “회사측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이어 “전 대표가 허위사실 유포로 고인의 동료인 지회 간부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보도자료와 문자메시지 언론유포를 통해 지회 노조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