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 청소·경비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해고될 위기에 처하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간접고용 청소·경비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학생들이 서명운동을 하고 학내 곳곳에 대자보를 붙였다. 학교 총무실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연세대 국제캠퍼스에는 신입생 4천500여명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11일 국제캠퍼스 재학생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제캠퍼스 기숙사 청소·경비·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용역회사 세안텍스가 최근 인력감축을 노동자들에게 통보했다. 72명이던 인원을 내년에 50명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올해 연말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던 세안텍스는 최근 재입찰에 성공했다. 연세대가 시행하고 있는 최저입찰제에 따라 계약 총액을 대폭 낮춰 입찰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안텍스의 인력감축 계획이 알려지자 기숙사 학생 50여명이 '기숙사 노동권 수비대'라는 모임을 만들어 학교와 세안텍스에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했다. 이어 학내에 고용보장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고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붙였다. 이들이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이날 현재 500여명의 연세대 학생들이 대학에 고용보장을 촉구하는 서명에 참여했다. 지난 10일 정오에는 국제캠퍼스 종합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국제캠퍼스 재학생 양아무개(20)씨는 이날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공동체 구성원으로 노동자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절감을 이유로 해고하려는 행태에 많은 학생들이 거부하고 있다"며 "지금 침묵하면 고용불안이 곧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청소·경비노동자들의 해고를 막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학교 본부는 값싼 용역업체 말고 질 좋은 노동환경을 제시하는 용역업체를 선정하라"며 "국제캠퍼스 기숙사 청소·경비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사태에 대한 학교측의 입장을 묻는 취재에 연세대 국제캠퍼스 관계자는 "담당자가 없어 자세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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