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노사관계가 악화 일로에 있다. 간호사를 중심으로 병원노동자들이 27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가고, 청소·주차 노동자들도 파업수순을 밟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경북대병원분회(분회장 김영희)는 26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앞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고 "복지조건 축소 없는 임금인상과 칠곡 제3 병원 건립 중단을 요구하며 27일부터 파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분회는 올해 초부터 임금교섭에 들어갔다. 의료 민영화 논란이 한창이던 6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 조합원 1천26명 중 674명(58.9%)이 찬성했다. 이후 병원 노사는 5차례 본교섭과 20여 차례 실무교섭을 벌였다. 하지만 임금인상과 인력충원을 비롯한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분회는 임금총액 대비 6.1%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인력충원도 주요 요구 사항이다. 반면 사측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방만경영 개선계획에 따라 인상률을 1.7%로 제시했다.

분회의 파업은 의료 민영화 반대투쟁의 성격도 띤다. 경북대병원은 규모 확장을 위해 제3 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노조는 병원이 부채를 안고 시설확장에 나설 경우 부채 해결을 명분으로 영리사업을 강화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희 분회장은 "병원이 시설확장에 따른 부채를 이유로 구조조정이나 비정규직 확대, 불필요한 수술이나 입원 등 돈벌이를 위한 환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며 "의료 영리화 흐름에 앞장서고 있는 경북대병원의 행태를 막기 위해 무기한 전면파업에 나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병원에 임단협 체결을 요구하는 청소·주차노동자들의 파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민들레분회는 지난 18~19일 이틀간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다음달 초 파업 돌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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