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올해 5월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내부 반발이 심상치 않다. 사무금융연맹 한화생명노조(위원장 최종선)는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21일까지 사흘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노조는 20일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될 경우 2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노사 간 입장차가 상당해 타결 전망이 밝지 않다. 노조는 임금 3.1% 인상과 성과급 400% 지급, 조합원 가입범위와 타임오프 한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올해 7월 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측은 임금동결과 성과급 200% 지급, 53세부터 임금피크제 도입, 퇴직금 누진제 폐지, 연봉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요구 사항 중 하나라도 합의해야 단협 해지 통보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쟁점은 구조조정이다. 노조는 "한 해에 두 번씩이나 구조조정을 하는 건 상식에도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5월 재직기간 20년이 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301명을 감축했다. 현재 2차 구조조정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700명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노사는 이달 11일 첫 고용안정대책회의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고용안정 관련 회의를 3차례 진행했다. 사측은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금 외에 평균임금의 30개월치에 해당하는 전직위로금을 지급하는 '전직지원안'과 2년 계약직으로 계열사에 재취업하면 임금 20개월치를 주는 '고용안정지원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쟁의행위를 예고하면서 사측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사측은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앞두고 노조에 공문을 보내 근무시간 투표행위 금지와 회사 내 투표소 설치 금지를 통보했다.

노조는 외부 식당이나 커피숍 등에서 출근 전과 퇴근 후 투표를 진행하면서 조합원들의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노조는 22일 조합원 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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