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올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지회장 위영일)와 노동·시민단체가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이현종(42)씨의 산업재해 인정을 촉구했다. 루게릭병은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되는 병으로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으로 불린다.

지회와 노동·시민단체는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단은 조속하게 이씨의 산재를 인정하고, 삼성전자서비스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작업환경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공단에 이씨의 산재신청서를 제출했다. 1993년 삼성전자서비스 ㄷ센터에 입사한 이씨는 센터 내근직 수리사원으로 청소기·선풍기·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을 수리해 왔다. 이씨는 2012년 근무 도중 다리에 힘이 풀리는 일이 반복돼 병원을 찾은 후 루게릭병 확진판정을 받았다. 현재 이씨는 근육이 모두 마비돼 눈만 간신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회는 루게릭병 발병원인을 환기가 안 되는 공간에서 유기용제를 다루고, 납땜을 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19년 동안 근무하면서 납과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루게릭병이 발병했으니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지회는 “ㅂ센터 외근직 수리기사(백혈병)·ㄱ센터 내근직 수리기사(루푸스)·ㅇ센터 내근직 수리기사(백반증)가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질환을 앓고 있어 작업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주영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밀폐 공간에서 하루 14시간 일하며 인체에 유해한 TCE(트리클로로에틸렌)와 시너 등을 사용했다”며 “삼성전자는 직업병 의심 질환에 대한 실태조사와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